[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부진의 원인을 모른다는 게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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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본선 16강전 1국>
○·스웨 5단 ●·김지석 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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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보(1~11)=평원을 지나 산기슭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조금씩 가팔라지고 인적도 드물어지는데 어쩌다 마주치는 사람은 모두 낯익은 얼굴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는 속된 표현처럼 높은 산도 많이 올라본 사람이 잘 타는 것이니 결국, 이쪽도 도전무대를 무시로 오르내린 ‘선수’끼리 자주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지석과 스웨는 그렇게 다시 마주쳤다. 지난해 이 대회 4강에서 격돌해 김지석이 2-0으로 완승. 결승에서도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탕웨이싱을 꺾고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당시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스웨는 1년이 지난 요즈음, 전성기의 승부호흡을 거의 되찾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에는 김지석이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김지석의 부진이 심각한 이유는 달력이 두 장밖에 남지 않은 지금까지, 간신히 절반의 승률을 넘어선 상태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시소패턴을 보이면서도 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흑을 쥔 스웨의 우반부 양소목. 90년대 대대적인 유행을 보이다가 어느 순간 수그러들었는데 요즘 다시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다. 좌하귀 10 다음 ‘참고도’의 절차를 밟으면 보통의 진행인데….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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