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에겐 전국이 고향” 거제도 흙 대신 일반 마사토로 안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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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현충원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에 임시 묘비가 세워졌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운구차는 26일 오후 4시40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했다. 그가 영면할 묘역 터는 이미 파놓은 상태였다. 전날 작업 과정에서 발견돼 ‘봉황알’이라고 화제가 됐던 둥그런 형태의 바위 7개도 봉분이 들어설 자리 주변에 중간중간 배치돼 있었다. 운구차보다 미리 도착해 기다리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주변을 둘러 보고 “흙 색깔도 아주 좋다”고 감탄했다.

‘알 바위’ 7개, 봉분 주위 배치

 운구차에서 내려진 관은 대형 태극기로 덮여 있었다. 안장을 위해 태극기를 걷어낸 관은 짙은 갈색이었고, 윗면에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과 무궁화 무늬가 금장으로 양각돼 있었다. 하관이 끝나자 인부들이 흙을 덮기 시작했고, 관이 보이지 않게 되자 YS의 차남 현철씨가 오열했다. 간소한 예배가 끝난 뒤 현철씨는 국화 꽃잎을 두 손 가득 담아 세 번 흩뿌리며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YS 안장에 쓰인 흙은 일반 마사토라고 한다. 상도동계 일각에서는 “YS의 고향 거제도 흙을 가져다가 섞어 쓰자”는 의견도 냈다. 고향 하의도 흙을 가져다가 쓴 김대중 전 대통령(DJ) 서거 때를 떠올려 낸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유족들은 “대통령을 지낸 YS에겐 전국이 고향”이라며 이런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YS가 영면에 들게 된 곳은 현충원 가장 안쪽에 있는 장군 제3묘역 바로 오른쪽이다. DJ의 묘역과는 직선으로 300m 거리다.

묘역 터를 잡은 영남대 황영웅(환경보건대학원) 교수는 “두 전직 대통령의 묘역이 모두 좋은 터”라 고 설명했다.

위문희·한영익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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