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한파"원흉"은 북극의 한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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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금년 초부터 밀어닥친 유럽한파는 20여일째 계속되면서 4백여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이번의 유럽한파는 북미대륙의 한파와 함께 올 겨울 세계기상의 가장 큰 특징을 이룬다.
겨울철의 지구촌 기상도를 결정짓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북극의 한핵.
이 한핵이 11월부터 서서히 형성되다가 12월중순께 찬공기로 이루어진 자신의 몸을 터뜨려 한기가 각 대륙으로 쏟아져 내려오면서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다.
이 한핵 주머니가 어디로 터지느냐에 따라 지구촌의 겨울철 기상도가 결정된다.
이 한핵주머니는 2, 3곳으로 터지는 집중형과 5,6곳으로 터지는 분산형이 있는데 보통 이 두 가지가 발생하는 비율은 1대1.
이번의 유립한파는 북미대륙 등 2곳으로만 터져 나온 땅콩형의 한기가 집중한파를 몰고 온 것이다. 2개의 한파 중에서 유럽쪽 것이 훨씬 강해 그쪽의 피해가 훨씬 심했다.
이 땅콩형 한파는 이달 중순 초부터 북극 한핵의 찬공기가 제트기류를 타고 시베리아를 거쳐 우리나라 동해안쪽으로 작은 규모나마 터져 나옴으로 인해 3파형으로 변해 우리나라·일본 등에도 추위를 몰고 왔다.
땅콩형의 2파형이나 3파형은 오래 머무르는 것이 특징이어서 유립한파가 상당히 계속되고 있는 것이나 우리나라의 한파는 중국대륙 서부의 따뜻한 공기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누그러뜨리고 있어 곧 몰러갈 전망.
1월 하순 초부터는 유럽한파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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