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심한 박 대통령, 영결식 참석 오늘 오전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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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얼굴) 대통령은 25일 일정을 비우고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감기 증세에다 10일간 진행된 다자회의 해외 순방에 따른 피로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목소리가 잠긴 듯했고 기침을 했다.

청와대 “회복 안 돼 힘들 듯”
29일 파리·프라하 순방 출국

 박 대통령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라 26일 오후 국회의사당에서 열릴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도 참석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결식에 참석할 경우 야외에 머물러야 해 박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참석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26일 아침에 최종 결정키로 했다”며 “박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회복되지 않고 있고 29일부터 다시 해외 순방 일정이 잡혀 있어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김 전 대통령 운구차가 영결식장으로 향하기 전 박 대통령이 서울대병원으로 가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방안, 청와대가 별도의 애도 성명을 내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등에 참석하기 위해 5박7일 일정으로 29일 출국한다. 30일부터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총회에는 모두 195개국 대표들이 모여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체계에 대해 논의한다. 최근 테러 사태를 겪었지만 프랑스는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총회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140명이 넘는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다음달 1일엔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해 특별연설을 한다. 이어 체코 프라하로 이동해 비세그라드 그룹( 헝가리·체코·폴란드·슬로바키아 등 지역협력체) 소속 국가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한 뒤 다음달 5일 귀국한다.

 YS 측은 박 대통령의 영결식 불참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박 대통령이 직접 조문을 온 것만 해도 예의를 갖춘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24일 조문 때 빈소에 7분만 머물렀고 방명록도 작성하지 않은 것을 두고 “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 YS 사이에 쌓인 앙금을 다 털어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신용호·남궁욱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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