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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16연승 이끌었다, 작지만 매운 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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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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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오른쪽)가 25일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LA 레이커스와의 홈 경기에서 코비 브라이언트를 제치고 있다. [오클랜드 AP=뉴시스]

미국프로농구(NBA)는 지금 스테판 커리(27·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시대다.

키191㎝ NBA 평균보다 10㎝작아
공잡고 슛까지 0.4초, 속도로 극복
3점슛 성공률 43% 평균 득점 1위
소속팀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 세워

 커리가 이끄는 골든스테이트는 25일 LA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 111-77, 34점 차 대승을 거두고 시즌 개막 이후 16연승을 달렸다. 골든스테이트는 워싱턴 캐피털스(1948년)와 휴스턴 로키츠(1993년)가 세웠던 NBA 개막 후 최다 연승(15승)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금같은 기세라면 1995-96시즌 마이클 조던(52)이 이끈 시카고 불스의 역대 최다승(72승10패)을 넘어설 수도 있다.

 미국에서 커리는 그의 이름과 철자가 같은 인도음식 카레(curry) 만큼 유명한 선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역대 최다 3점슛(286개)을 터트려 최우수선수에 선정됐고, 40년 만에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커리는 평균 득점 1위(32.1점)를 달리고 있다. 3점슛 성공률이 43.1%나 된다. 평균 11.3개를 던져 4.9개를 성공시켰다. 커리는 이날도 3쿼터까지 24점(3점슛 4개)·9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다.

 커리는 고교 2학년까지는 여자선수처럼 가슴 부근에서 두 손으로 슛을 했다. 블록슛을 자주 당하는 바람에 명문대의 지명을 받지 못하고 2007년 약체인 데이비슨 대학에 진학했다. 커리는 대학 진학후 아버지와 매일 새벽 슛 연습을 통해 ‘원 모션, 원 핸드 슛’을 개발했다. 커리의 아버지는 NBA에서 16시즌간 3점슛 성공률 40.2%(1245개 성공)를 기록한 델 커리(51)다.

 키가 1m91cm(NBA 평균은 2m1cm)인 커리는 슛 탄도를 55도까지 높이고 공을 잡은 후 슈팅까지의 시간도 약 0.4초로 단축시켰다. 그는 대학 2학년 때 데이비슨 대학을 미국대학스포츠(NCAA) 농구 8강으로 이끌었다. 2009년 NBA 신인드래프트 7순위로 골든스테이트에 입단한 커리는 3시즌간 평균 17점을 기록했다.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고, 팀은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러나 커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농구공과 테니스공으로 동시에 드리블 연습을 했다. 드리블을 하면서 벽에 붙은 5개의 전구에 번갈아 불이 켜지면 한 손으로 눌러 끄는 훈련도 했다. 이 훈련을 통해 커리의 공 다루는 솜씨와 코트를 보는 시야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2012년 이후 팀 에이스가 된 커리는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르브론 제임스의 클리블랜드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수퍼스타가 됐지만 커리는 요즘도 비시즌인 여름에 하루에 슛 연습을 500개씩 한다. 그의 농구화에는 성경에서 따온 문구가 씌여 있다. ‘I can do all things’.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사도 바울의 고백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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