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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 파리 축구장 테러범 3명 중 2명은 위장 난민 확인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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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4호 3 면

20일 오전 7시(현지시간) 시작된 말리의 호텔 인질극과 테러는 14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9시쯤 상황이 종료됐다. 20명의 사망자 대부분은 러시아?미국·중국·벨기에 국적의 외국인을 포함한 호텔 투숙객이다. 부상자도 17명 발생했다. 국적별 사상자 현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말리 대통령은 이날 자정을 기해 열흘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흘간을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말리군은 이날 수도 바마코의 5성급 호텔인 래디슨 블루에서 벌어진 인질 테러극 진압에 긴급 투입돼 알카에다 연계 세력으로 추정되는 이슬람 무장단체 대원 2명을 현장에서 사살했다. 미국인 6명과 에어프랑스 직원 12명 등 인질로 붙잡혔던 130명은 구조됐다. CNN은 사망자 가운데 중국 국적자는 3명이며 벨기에와 미국 국적자도 1명씩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파리 테러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발생한 말리의 인질극은 테러의 위협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불안을 잠재우고 테러를 근절하기 위한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한편 프랑스 검찰은 20일 파리 외곽의 축구 경기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저지른 테러범 3명 중 2명이 난민으로 위장해 유럽에 잠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성명을 통해 “테러범 2명이 지난달 3일 그리스를 통해 유럽에 온 것을 확인했다”며 “(테러범 중 1명의 신원은) 그리스에 입국한 사람의 지문과 일치했다”고 발표했다. 그리스 당국도 시리아 여권을 소지한 아마드 알무함마드라는 남성이 지난달 3일 에게헤의 레로스섬을 통해 터키에서 그리스로 입국했다고 확인했다. 이 시리아 여권은 축구경기장 자살폭탄 테러범 시신 옆에서 발견된 것이다. 난민으로 위장한 또 다른 테러범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려하던 난민 위장 테러리스트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유럽의 국경 폐쇄를 주장하는 강경파들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20일 가입국 간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는 솅겐조약을 연말까지 개정해 국경 통제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IS 응징을 천명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잇따라 각국 정상을 만난다. 엘리제궁은 올랑드 대통령이 23일 파리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만나 테러와 시리아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4일에는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고, 25일에는 파리를 방문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한다. 또 26일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을 위해 워싱턴으로 향할 계획이다.


영국의 시리아 공습 합류 가능성도 커졌다. 텔레그래프는 20일 노동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IS 격퇴를 위해 국제사회가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노동당 의원 60명을 충분히 설득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공습에 반대하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에 대한 의원들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의회에서 “시리아 내 IS에 대항하기 위한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확고한 신념”이라며 공습 확대를 주장해 왔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20일 의회 연설에서 “테러 부상자 중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파리 테러 희생자는 130명으로 늘었다. 400여 명의 부상자 중 90명 이상이 심하게 다쳐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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