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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 호텔 인질극 진압, 150명 구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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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단체의 인질극이 벌어진 서아프리카 말리 바마코의 래디슨 블루 호텔 앞에서 20일(현지시간) 군인들이 동양인 인질(가운데)을 구출하고 있다. [바마코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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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 발생 일주일 만에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소행으로 보이는 인질극이 발생, 최소 27명이 사망했다. 사건 발생 8시간 만에 인질 150여 명이 탈출 혹은 구출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말리 정부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알카에다 연계단체 10명 안팎
수도 래디슨 호텔 총 쏘며 난입
말리·미국·프랑스 합동 작전
사건 발생 8시간 만에 종료
인질범 포함 사망자 27명

 20일 오전 7시쯤(현지시간) 말리 수도 바마코 도심의 미국·벨기에 합작 5성급 호텔 ‘래디슨 블루’에 자동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10명 안팎의 괴한이 들이닥쳤다. 외교관 번호판을 단 사륜구동 차량에서 내린 괴한들은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친 뒤 보안요원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총격과 이후 진압 과정에서 말리인 2명과 프랑스인 1명, 벨기에인 1명과 인질범 등 27명이 숨졌다고 말리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

 이들은 곧바로 7층으로 올라가 투숙객 140여 명과 직원 30명 등 170여 명을 인질로 잡고 군경과 대치했다. 로이터통신은 “인질범들이 투숙객들에게 쿠란을 암송하게 한 뒤 이를 암송한 사람들을 풀어줬다”고 전했다. 2013년 한인 여성 1명 등 72명이 숨진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연계 조직 알샤바브 테러범들도 쿠란을 암송하지 못하는 인질들을 살해했었다. 오전 10시쯤 말리군 특수부대와 미국·프랑스 특수요원들이 호텔 안으로 진입했다. 인질범들은 7층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군경과 격렬한 총격전을 벌이며 저항했으나 5시간 만에 진압됐다.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 연계단체인 알무라비툰은 이날 호텔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알무라비툰은 지난 3월에도 바마코의 나이트클럽을 공격, 5명을 살해했다. 알무라비툰과 파리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국가(IS)의 연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아프리카 알카에다 단체들은 2013년의 말리에 대한 프랑스의 군사 개입을 비난해 왔다.

 래디슨 블루 호텔은 외국인들이 주로 묵는 숙소다. 호텔 근처에 유엔 말리 평화유지임무단(MINUSMA) 본부와 외교관 단지도 있어서다. 한국 외교부는 현지의 한국 교민은 20여 명으로 모두 무사하다고 밝혔다.

이동현·안효성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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