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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고지가 보인다

중앙일보

입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기준 금리 인상 퍼즐이 마침내 거의 다 맞춰졌다.

Fed가 금융위기 이후 7년을 유지한 제로 금리를 인상하려면 두 가지 조각이 필요했다. 완전고용과 2% 인플레라는 양대 목표 달성을 보장하는 경제지표가 그 첫 번째라면 지표에 대한 Fed 내부의 공감대 형성이 두 번째다.

그런데 18일(현지시간) 그 두 번째 조각이 발견됐다. 이날 공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회의록을 통해 Fed내부의 사분오열이 정리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회의록은 “다수의 참가자가 (금리 인상을 위한) 고용시장과 인플레 조건이 다음 회의 때까지 대체로 충족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기록했다. “(미국 경제에 영향을 주는) 해외의 부정적 요인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의견은 단지 ‘몇몇’에 그쳤다.

이 회의 직후 발표된 지표는 Fed의 판단을 뒷받침했다. 10월 실업률은 5.0%로 떨어졌고, 신규 일자리는 27만1000개나 늘었다. 물가가 좀체 오르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근원물가가 올 들어 10개월간 1.9%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물가는 식료품과 에너지 항목을 제외하고 산출한 수치라는 한계가 있지만, 물가상승률이 드디어 이륙을 시작했다는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Fed의 경제 상황 낙관에는 다른 근거도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 연말까지 미국에서는 최대 쇼핑시즌이 펼쳐진다.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한다. 연말 쇼핑 대목은 미국 경제에 고용 증가→임금 증가→인플레 상승이라는 긍정 요인들을 제공한다.

또 다른 걱정거리였던 금융 시장 불안도 잦아들고 있다. 이날 회의록이 12월 금리 인상을 준비하는 Fed의 속내를 드러냈지만, 증시는 1% 이상 상승했다(다우지수 1.42% 상승, S&P500지수 1.62% 상승).
앞으로 Fed의 발목을 잡을 요인은 돌발 변수밖에 없다. 회의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예상치 못 한 쇼크가 경제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만 않는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최근 터진 파리 테러가 그런 변수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파리 테러가 경제에 미칠 지정학적 충격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기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매파의 대표적 인물인 래커로선 할 수 있는 표현이다. 그러나 어떻게든 금리 인상을 늦춰보려 했던 비둘기파 역시 이런 분석에 제동을 걸지 않고 있다. 글로벌 증시 역시 테러 공격 발생 이후 빠르게 정상을 되찾고 있다.

오랜 논란과 망설임 끝에 Fed가 금리 인상의 문앞에 도착했다. 선물시장이 그걸 간파하고 있다. 19일 현재 Fed가 12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고 보는 쪽은 66%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하현옥 기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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