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은 왜 배팅볼을 던졌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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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쿠바의 프리미어 12 8강전이 열린 16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털구장. 타격연습을 하던 도중 야구 대표팀 선수 한 명이 팔을 걷고 마운드에 올랐다. 내야수 오재원(30·두산)이었다.

오재원은 나성범, 강민호 등 여러 타자들을 상대로 50여개의 공을 던졌다. 마음 먹은대로 공이 잘 가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대표팀에는 이인주(KIA)·김관응(SK)·이창석(kt)·김태완(LG) 4명의 훈련보조요원이 있다. KBO가 원활한 훈련을 위해 배팅볼 투수가 가능한 인원을 프로팀에 요청했고 흔쾌히 받아들인 덕분이다. 하지만 28명의 선수들과 함께 다니며 매일 공을 던지다 보니 힘들기 마련이다. 오재원은 '왜 공을 던졌느냐'는 질문에 "배팅볼 투수들이 힘드니까"라고 짧게 대답했다. 배팅볼을 쳐 본 허경민은 "배팅볼이 좋다"고 칭찬을 했다.

이렇게 유쾌한 대표팀 분위기는 잠시 뒤 가라앉았다.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배팅훈련 시간(40분)이 다 되었으니 그만 치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쿠바 선수들이 공식 훈련을 하지 않아 한국 선수들은 10분 먼저 연습을 시작했는데 10분 일찍 끝내라는 것이었다. 강민호는 "정말 어이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타이중(대만)=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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