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야당 대표가 초선이라 어려워” 문재인 “여당 대표가 재량권이 없어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3일 당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전날 선거구 획정을 위한 4+4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문재인 대표가 정치 경험이 부족하니 협상하기 어렵다”며 “초선이 당 대표를 맡으면 안 되겠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선거구 획정 협상 결렬 책임 공방

　김 대표는 “협상을 할 때는 될 것과 안 될 것을 구분해야 하는데 (야당이) 안 될 것만 들고 나왔다. 협상 과정에서 문 대표에게 ‘권역별 비례제를 우리가 수용하겠느냐. 그것을 하면 과반이 안 될 수도 있는데 우리가 그것도 모르겠느냐’고 하니 문 대표가 아무 말도 없더라”며 “이래서 초선 당 대표랑은 협상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대표의 발언에 참석자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이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자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비공개 회의에서 편하게 농담으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회의에선 또 협상 당사자였던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가 “벽 보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며 “야당이 친노(親盧) 프레임에서 벗어나면 하루 만에 선거구 획정은 해결된다”고 말했다.

　반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김 대표가 국회선진화법 개정까지 하면 해 볼 수 있겠다고 해 우리는 그것을 검토하겠다고 여러 번 양보와 결단까지 했다”며 “협상의 주체로 나선 당 대표, 원내대표가 권한과 재량이 없어 뭔가 논의해도 자꾸 제동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국회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도 “결렬의 책임이 친노 때문이라는 것은 야당에 대한 졸렬한 이간질이자 기본적인 정치도의를 망각한 거짓선동”이라며 “새누리당이야말로 협상 내용을 일일이 ‘보이지 않는 손’의 재가를 얻어야 하느냐”는 성명을 냈다.

위문희·김경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