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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스캔들 수습 직접 나선 푸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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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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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푸틴 대통령(왼쪽 둘째). [소치(러시아) AP=뉴시스]

러시아의 도핑(금지약물 복용) 스캔들을 수습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팔걷고 나섰다.

검사소장 해임하고 조사 협력 지시
“도핑 안 한 선수까지 불이익 안 돼”
모든 선수 올림픽 출전금지엔 반발

 푸틴 대통령은 12일 러시아 소치에서 비탈리 무트코 체육부 장관을 비롯한 체육계 인사들을 만나 “도핑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 러시아 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의혹에 대해 우리는 반드시 대답해야 한다”며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반응은 WADA 독립위원회가 반도핑 보고서를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지난 10일 WADA 독립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도핑을 했고, 체육부와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까지 육상 선수들의 도핑을 방조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산하 모스크바 도핑검사소장인 그리고리 로드첸코프가 고의로 1417건의 도핑 검사 자료를 파기하고, 무트코 장관이 검사 결과를 은폐해주는 대가로 RUSADA 기관 직원들에 수시로 돈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국제대회 전면 출전 금지를 권고한다는 독립위원회의 조치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도핑 위반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돌아가야 한다. 도핑을 하지 않은 선수들까지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비롯해 러시아의 주요 국제대회 참가금지를 논의하기 위해 13일 모나코에서 회의를 연다.

 러시아는 지난 11일 도핑 검사 자료를 고의로 폐기한 로드첸코프 소장을 해임하고, 해당 검사소의 도핑 검사 허가도 6개월 동안 중단했다. 그러나 유럽 언론은 이같은 조치가 ‘꼬리 자르기식’ 처방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도핑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는 ‘모스크바 도핑검사소에서 육상 외에 스키점프·역도·봅슬레이 등 최소 20개 종목에 대한 도핑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육상 외에 러시아의 다른 종목 선수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해졌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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