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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기자의 '한끼라도'] 치즈를 이용한 술안주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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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까지 야근을 하고도 맛있는 레스토랑과 바를 찾아 다녔던 연애 시절과 달리 요즘은 오후 9시에 끝나도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집술’에 재미를 붙였기 때문입니다. 이유도 적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대리운전을 부르거나 택시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둘째, 와인이든 맥주든 칵테일이든 좋아하는 술을 채워둔 술장에서 뭐든 즉흥적으로 꺼내 마실 수 있다는 거죠. 마지막은 먹고 싶은 안주를 바로 바로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술김에 하는 요리를 좋아합니다. 한두 잔 마실 때는 올리브ㆍ샐러드 등 열을 가하지 않은 안주로 충분하지만, 부딪히는 술잔 수가 늘어나면서 짭짜름하고 출출한 속을 달래지는 안주가 먹고 싶어질 때 부엌으로 달려갑니다. 이 순간을 위해 냉장고에는 늘 토마토·양송이버섯·양파 같은 채소류와 연성ㆍ경성 치즈를 구비해두지요. 이 두 가지만 조합해도 실패할 수 없는 두세 가지 안주를 뚝딱 만들 수 있습니다. 그 비법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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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 팬에 요리한 양파치즈구이

양파 한 개 껍질을 벗기고 채를 썬 뒤 올리브유를 둘러 달군 팬 위에서 달달 볶습니다. 약한 불에 오래 볶아야 단맛이 나면서 보기 좋은 갈색으로 그을립니다. 이 위에 물기를 제거한 냉동 칵테일 새우든, 베이컨 조각이든, 양송이 버섯이든 추가 재료를 넣어 더 볶아도 됩니다. 그 위에 우유 반 컵 또는 곱게 푼 달걀물을 부으세요. 다음은 미몰레트나 에멘탈처럼 단단한 치즈를 슬라이스해서 재료 위에 골고루 펼칩니다. 파마산 치즈나 피자 만들 때 쓰는 모차렐라 치즈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치즈가 빠지면 뭔가 아쉬운 맛이 될 겁니다. 소금ㆍ후추를 적당량 뿌리고 오븐에서 10분, 또는 팬에서 익히면 완성입니다.

팬 위에서 재료와 함께 어우러지며 끈적하게 녹아 내린 노랗고 하얀 치즈만 봐도 술맛이 돋는 기분입니다. 단맛 나는 양파와 치즈를 숟가락으로 푹 떠서 한 입 먹으면 ‘단짠단짠’한 조합이 고소하게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만드는 게 귀찮다면 사 먹는 것도 방법입니다.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2015 유러피안 치즈 위크’는 더 그린테이블, 밍글스, 비스트로 욘트빌, 제로 콤플렉스, 라 싸브어 같은 서울 시내 쟁쟁한 프렌치 레스토랑 28곳과 함께 유럽 치즈 요리를 선보입니다. 디너 코스를 주문하면 기존 메뉴 중 하나가 유럽 치즈로 만든 요리로 대체되고, 추가로 치즈 플레이트도 제공한다고 합니다. 더 그린테이블 김은희 셰프의 ‘까망베르와 사과가 있는 가을의 들’이나 지극히 프랑스스러운 비스트로 욘트빌 토미 리 셰프의 '졸인 자두와 에뿌아스 크림', 제로컴플렉스 이충후 셰프의 땅콩호박과 갈색버터, 흑당으로 맛을 낸 플레이트처럼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리 맛이 어떨지, 저도 들러봐야겠습니다.

강남통신 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이영지 기자의 한끼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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