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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펀드도 때론 휘청 … 카타르투자청, 3분기 120억 달러 손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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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국가의 재정이나 자원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한 국부펀드지만 이 펀드라고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잘못된 투자로 휘청거릴 수도 있고, 국가 재정이 어려워져 원치 않은 시점에 투자 자금을 회수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은 폴크스바겐과 글렌코어, 중국농협은행 등의 주가 하락으로 3분기 최대 120억 달러 가량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중 가장 큰 손실을 낸 종목은 폴크스바겐이었습니다. 카타르투자청은 폴크스바겐의 보통주와 우선주에 투자해 약 84억 달러 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투자공사(KIC) 역시 2008년 메릴린치에 약 20억 달러를 투자한 뒤 7억 2000만 달러(35.8%)에 달하는 손실을 본 뼈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국가가 재정난으로 국부펀드의 돈을 회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동의 산유국이 대표적입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재정이 어려워지자 여기저기 투자해뒀던 자금들을 회수하기 시작한 겁니다. FT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금융청(SAMA)는 최근 정부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6개월간 최대 700억달러 규모의 해외 자산을 회수했습니다. 유럽 최대 산유국이자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노르웨이의 정부연금펀드(GPFG)도 정부의 2016년 예산안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자산을 헐어야 하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국부펀드의 대부분은 주주나 투자자를 의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소유 지배구조나 의사결정 과정, 자산운용 등에 대한 실태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부펀드연구소(SWFI)가 산정하는 투명성 지수 평가에 따르면 노르웨이·싱가포르·호주의 국부펀드가 10점 만점에 10점, 한국은 9점 등으로 투명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은 지수 산정이 4~6점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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