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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날씨는 야구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날씨는 야구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야구광인 통계학과 대학생들이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기상청의 날씨 관련 빅데이터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타자들이 안타나 장타를 칠 확률은 경기 당일 기압과 지열 등의 영향을 적잖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장별로도 날씨가 경기력에 미치는 정도가 달랐다.
이성현·전성현·송의종·오승원씨 등 전남대 통계학과 4학년생 네 명은 이 같은 통계 분석 결과로 기상청이 지난 20일 주최한 ‘2015 날씨 빅데이터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전남대 팀은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5명을 대상으로 우천 등 날씨와 관련한 6개 변수에 의해 성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들여다봤다. 분석 결과 다른 변수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타자가 친 공은 지열이 10도 올라갈 때마다 장타가 될 확률이 12.6%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타는 2루타·3루타·홈런 등이다.

반면 비가 내릴 경우 장타 확률은 16% 감소하는 대신 안타 확률은 14%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대 팀은 “비가 안타와 장타에 정반대의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증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압이 2.3헥토파스칼(hPa) 오를 때마다 안타가 될 확률은 0.5%씩 증가하기도 했다.

선수에 따라서도 날씨의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달랐다. 전남대 팀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선수로 LG 트윈스 박용택, kt 위즈 이대형, 한화 이글스 이용규 선수 등 3명을 꼽았다. 반면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NC 다이노스 테임즈 등은 날씨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날씨의 영향 정도는 구장별로도 차이가 났다. 대구·사직·목동 등 3개 구장은 날씨에 따라 장타 수의 변화가 컸다. 다른 구장에 비해 지열이 높은 대구·사직 구장과 바람이 심하게 부는 목동 구장에서 장타가 많이 나왔다.

전남대 팀은 “날씨 빅데이터를 이용한 이번 분석 결과가 실제 야구 경기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날씨의 변화에 맞춰 적절히 선수 기용을 하면 경기력을 한층 높일 수 있고, 구장별로도 맞춤형 관리를 통해 날씨 변수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성현씨는 “날씨에 따라 선수들이 어떤 경기력 차이를 보이는지 분석하면 야구를 더욱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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