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通新 사용설명서] 초록 잔디밭과 회색 학원 사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5면

넓은 초록빛 잔디밭에서 뛰놀며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 그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엄마와 아빠. 누구나 꿈꾸는 가족의 모습입니다. 그러고 보니 아파트 분양 광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면이네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그림 같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치열한 입시 경쟁이 시달리는 강남 지역 아이들은 넓은 잔디밭보다 회색 벽의 학원 교실이 더 익숙합니다. 대치동 학원가는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무거운 가방을 든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죠.

 그런 강남이 싫어서 판교 등 인근 신도시로 떠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번 주 커버 스토리는 강남의 경쟁적 교육 환경을 피해 판교로 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강남의 인구 이동을 통계청 자료를 활용해 분석해보니 2009년 이후 강남구에서 판교신도시로 간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를 근거로 실제 강남에서 판교로 간 사람들과 판교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을 만나 재구성했습니다. 학원 및 은행권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망도 참고했습니다.

 분당에 이어 판교는 제2의 강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팍팍한 강남살이와 달리 판교에는 셋 이상의 자녀와 전원주택에서 여유 있는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으로 미혼 남녀의 맞선을 주선할 계획이라는데, 그보다는 이렇게 쾌적한 환경에서 여유 있는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지원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매주 게재되는 작은 인터뷰 코너 ‘江南通新이 만난 사람들’에서는 33세에 늦깎이 경찰이 된 장남진 순경을 만났습니다. 그는 전에 ‘피겨 여왕’ 김연아의 재활 트레이너였습니다. 2006년부터 3년간 김 선수를 지켜보며 자신도 꿈에 도전할 용기를 냈다고 합니다. 가까이서 본 김 선수는 불평불만이 없었고 시계처럼 정확한 시간에 맞춰 꾸준히 훈련했다는군요. 한 발 한 발 자신의 목표를 향해 흔들리지 않고 나아갔다는 김 선수의 이야기, 그리고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꿈을 이룬 장 순경의 도전기에서 새로운 용기를 얻게 됩니다.

박혜민 메트로G팀장 park.hye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