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다리 무너질라 … 경북 안전 D등급 다중이용시설 48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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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자양면 삼귀교가 교량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철근이 드러난 채 방치돼 있다. [사진 영천시]

#경북 영천시 자양면의 삼귀교. 길이 448m, 폭 6m 교량으로 하루 차량 50대 이상이 오가지만 현재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교량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교량을 지탱하는 교각 부위에는 철근이 노출된 흔적까지 남아 있다. 1979년 준공된 뒤 보수·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실제 영천시가 최근 정밀 안전진단을 벌인 결과 D등급으로 나왔다. 교량을 지탱할 수 있는 하중도 24t에서 8t으로 절반 이상 감소한 상태다. 영천시 관계자는 “일단 8t 이하로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며 “70억원을 들여 내년 초 공사를 시작해 안전한 교량으로 보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천 삼귀교 철근 튀어나오고
경주 형산강 배수문 균열 발생
도내 곳곳 사고 위험 시설 방치

 #경주시 천북면과 강동면 일대의 형산강 제방. 강물이 불었을 때 범람을 막아주는 제방에 붙은 배수문 2곳에 문제가 생겼다. 폭 2m에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된 배수문에 균열과 함께 철근이 녹슬어 있다. 이들 배수문은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이었다. 경주시 는 연말부터 배수문을 뜯어내고 교체 공사에 착수할 계획 이 다.

 안전을 위해 서둘러 손을 봐야 하는 교량·도로·체육관 등 다중이용시설이 경북에만 744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도가 세월호 사고 이후 지역 23개 시·군과 함께 올 1월부터 5월까지 지역 주요 시설의 안전 여부를 자체 조사했다. 문제 시설 중 48곳은 이미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았다. D등급은 긴급 보수나 보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경북도 생활안전과 측은 “지난 5월까지 안전에 문제 있는 시설 1602곳을 추리고 이후 지난달 말까지 858곳을 우선 손질했다. 남은 744곳도 곧 대대적인 보수·보강 작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손봐야 하는 시설이 가장 많은 지역은 군위다. 654곳 중 399곳이 안전도 미흡으로 나타났다. 노후된 저수지 둑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경주가 그 다음이었다. 경주는 2790곳을 확인했는데 163곳에서 문제가 있었다. 주로 캠핑장이나 교량 등의 보강이 필요했다. 영천과 구미·경산도 도심 건물에 붙은 대형 광고물이 제대로 부착돼 있지 않는 등 손을 봐야 하는 시설이 각각 124, 114, 101곳이나 됐다.

 안전 문제가 확인된 경북지역 시설 1602곳 가운데 제일 많은 시설은 저수지 제방(622곳)이었다. 체육관 같은 건물(191곳)과 공동주택 같은 일반 건축물(137곳), 교량 같은 교통시설물(107곳) 등이 그 다음이었다. 허동찬 경북도 도민안전실장은 “시설물 붕괴나 물놀이 사고, 추락 등 경북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해마다 줄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를 지켜가기 위해서도 사고가 우려되는 다중이용시설 정비를 서둘러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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