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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높은 기대속「강한 미국」부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국민들의 지지도가 지난해 11월 선거때보다도 높아진 가운데「레이건」미대통령은 20일 (한국시간 21일새벽) 백악관에서 90여명의 친지들만 모인 가운데 2기 취임 선서식을 가졌다. 공개취임식은 21일낮(한국시간 22일새벅) 의사당에서 다시 실시된다.
워싱턴 포스트지가 새해들어 처음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 68%가「레이건」이 대통령직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의견을 보였고 그렇지 않다는 의견은28%에 지나지 않았다.
이 결과는 7년 정월「아이젠하워」가 2기 취임식을 가질때 누렸던 인기보다 5%가 낮고 청년「닉슨」의 2기취임때 보다는 훨씬 높다.
그리고 이 결과는 81년 3월「레이건」이 충격을 받은 직후 국민들로부터 높은 동정적 지지를 얻은 이래 어느 때보다 높은 지지율이다.
이와같은 높은 지지율 속에서「레이건」2기 취임축제는 연나흘 동안 워싱턴의 얼어 붙은 날씨를 녹이고있다. 81년의 취임 축하행사가 너무 호화로와「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비난을 받았기 때문에 금번에는 축하예산을 3백만달러정도 줄이고 행사장 입장권도 2백달러 이하로 내렸다.
또 같은 대통령에 두 번째 취임행사이고 저년의 이란 인질석방과 같은 극적인 계기가 일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분위기는 81년에 비해 가라앉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음악회와 축제가 벌어져 길거리에는 밍크 코트를 입은 여인들과 검은 예복을 입은 신사들, 그리고 이들이 타고 다니는 거대한 리무진이 빙판의 거리를 누비고있다.
공개취임식이 있는 21일(현지시간) 에는 9개소의 무도회가 밤새도록 열려 축하행사는 절정을 이루게 된다.
이와 같은 축제분위기 속에서 미국의 주요신문들은「레이건」의 임기가 미국역사에 의해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를 가늠해 보는 특집기사들을 싣고 있다.
「레이건」의 1기 업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정책들은 25%의 세율이하와 인플레퇴치정도다. 84년부터 일기 시작한 미국경제의 경기회복은 그것이 레이건 노믹스의 결과냐, 아니냐에 대해 아직 찬·반양론이 팽팽하기 때문에「레이건」정책의 성과로는 기록하지 않는 듯하다.
미국 주요신문들은 군비증강도 아직 성과로 기록하지 않고 있다.
「레이건」대통령은「힘을 통한 평화」라는 구호아래 대소군사우위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 그러한 정책의 명분은 미국이 대소 우위를 점해야만 소련이 대미군축협상에 응해오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명분에 내재한 의도는 힘으로 눌러 소련의 양보서 얻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군비증강이 성공한 정책으로 간주되려면 앞으로 소련이 미국측 의도대로 협상에 어느 정도 순응해야만 된다고 미국주요신문들이 지적하고 있다.
「레이건」의 치적으로 이의 없이 지적되고 있는 것은 이와 같은 구체적 정책보다는 그가 지나 4년 동안 이룬 미국인의 자신감회본이다. 뉴욕타임즈지는 이점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정적들까지도 그가 국민의 긍지와 애국심, 그리고 전통적 가치관과 대통령직에 대한신뢰감을 회복시켜줬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의 기준으로 볼때「레이건」에 대한 평가는 아직 보류상태라고 하버드대학의「뉴스타드」교수는 평하고 있다.
「레이건」대통령은 1기중 외교면에서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 국제정치의 핵심인 미소관계는 최악의 상대에 빠져 있다가 이제 겨우 대화가 시작되고 있다.
레바논철수가 보여주듯 중동문제도 답보상태이고 증강문제도 숙제로 남아있다. 그레나다 침공은 한때 미국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서 받았지만 외교업적으로 평가되기에는 법적 근거가 모호하고 상대가 너무 작다.
「레이건」2기의 대아시아정책은 중공 접근과 일본의 안보분담추진이라는 현정책의 골격을 그대로 계속할 것으로 보이며 대한관계도 통상면에서의 마찰증가가 예상되나 정치적으로는 현재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문제로서는 2천억 달러에 달하는 연방 재정적자와 여기서 나오는 여러 파급효과들이 시한폭탄처럼 앞에 버티고 있다.
1기로부터 이월되는 이와 같은 난제들 때문에 미국 주요신문들은 축하의 불꽃놀이 속에서도 거리를 두고「레이건」의 치적을 경계의 눈초리로 가늠하고 있는 것 같다. <워싱턴=장두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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