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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년」이 되게 하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프랑스의 유력지「피가로」는 최근 64년의 동경올림픽이 일본시대를 열었듯이 88서울올림픽은「한국시대의 원년」이 될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지적은 우리에게 다시 한번 일본의 경우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각오와 노력을 촉구하는 계기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88올림픽이 명실 공히 우리나라의 물질적 정신적 도약대가 되게 하려면 국가와 국민전체가 한덩어리가 되어 새로운 각오로 의지적 실천적이 방향설정과 이에 따른 최고의 미덕이 전제되어야 할것이다.
일본은 패전의 잿더미 위에서 미국의 원조와 한국전쟁에 의한 특수경기에 힘입어 경제적인 부를 한창 축적해가는 도중에 올림픽을 개최했다. 이물 계기로 구본은 경제사회 정신면에서 확고한 발전의 기반을 정착시켰고, 국제적으로는 새로운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다.
연평균 1∼2%의 성장에 그쳤던 GNP (국민총생산) 는 64년이후 3∼4%로 무려 2배이상 속도가 빨라졌으며 7백달러를 겨우 넘어섰던 1인상 국민 소득은 8백달러선으로 뛰어 올랐다.
대외 무역에서는 계속 적자였던 경상수지가 이듬해인 65년부터 흑자로 전환됐다. 해마다 1%이상 상승률을 보였던 연간 도매물가 상승률도 올림픽을 계기로 1%이하로 떨어졌다.
한편 동경올림픽을 계기로 문화적 성장도 괄목할만한 것이었다. 인공위성을 통한 미일간의 컬러TV중계를 자주전화시험이 최초로 성공을 거둔것이 64년이었다. 미일 해저케이블의 개통도 이때였다.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은 유럽24개국에 TV중계를 성공시켰으며 동경대 우주연구소가 제작한 관측로키트 1호기를 발사해 1천km이상 상승시키는데 성공했다.
신문들이 페이지수를 대폭 늘리고 발행부수도 1년 동안 1백50만부가 증가하는 바람에 신문용지 생산량 연간 1백20만t이 모자라 3만t을 수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광고단도 연평균 신장률 15%를 훨씬 웃도는 22.5%가 늘어나 사상 최고로 3천억엔의 기록을 깨뜨렸다.
텔리비젼과 라디오 보급률도 75%에서 83%로 껑충 뛰었으며, 저질 프로그램 추방운동이 벌어져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의 계기가 됐다.
동경올림픽이 일본의 발전에 비약을 가져온 것은 가시적 수치적인 면에만 그치지 않았다.민간기구로「올림픽 국민운동추진회의」를 만들어 전국적인 조직망을 구축하고『심신 모두 건강한 국민의 생활태도와 사회적 환경을 국민의 손으로 이룩한다.』는 정신석 캠페인을 민간인들 스스로 대대적으로 벌였다.
이 운동은 일본국민들의 공중도덕상도덕 교통도덕을 실시했고, 국토미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 일본에 오는 외국 관광객에게 불쾌 혐오감을 주지 않기 위한 국민적 품위 사회환경 정화운동도 전개했다.
그 결과 전후 좌절과 허탈 속에서 무너져 버렸던 애국심과 민족장식공중도덕·질서의식이 부활됐다. 교통사고가 줄어 인구 1천명당 1인 이상이던 교통사고 사망자수도 그 이하로 떨어졌다. 범죄발생 건수도 현저히 감소됐다. 접객업소의 위생과 청결이 정착되고 동경의 수세식 변소보급률이 6%에서 15%이상으로 증가했다. 전전 세대가 아직도 지니고 있던 쇼비니즘(호전적 배타주의)적 애국심도 인도주의와 인터내셔널리즘(범세계주의)으로 중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우리도 88서울올핌픽을 경제적 물질적 발전은 물론 정신적인 성숙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88년의 일본과 88년의 한국을 비교하면 당면한 여건은 우리가 훨씬 유리하다 하겠다. 달러가치의 변화는 있었겠지만 일본의 당시 1인당 국민 소득은 8백달러선에 불과했으나 우리는 88년에 경상가격으로 2천6백달러를 훨씬 능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의 국력은 상승하고 발전하는 기운에 있다 또 86아시안게임이라는 절호의 경험을 쌓은 뒤의 일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한신문이 지적한대로 88년을「한국의 원년」이 되게 하려면 우리 온국민에게 그런 자부심과 각오, 그리고 이를 위한 노력과 정진이 절대적으로 요구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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