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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종걸 "국정교과서, 참 나쁜 대통령과 좋은 잔머리의 꼴불견 조합"

중앙일보

입력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3일 정부·여당이 국정교과서를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부르기로 한 데 대해 “참 나쁜 대통령과 참 좋은 잔머리의 꼴불견 조합”이라고 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의 말바꾸기는 나치즘에 복무한 충성파들의 언어행위를 분석한 한나 아렌트의 이론이 더오른다”며 “나치는 학살을 ‘최종해결책’이라 불렀지만 말을 바꾼다고 본질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교과서는 국민 획일화를 위한 참 나쁜 교과서”라며 “국정교과서라고도 하기 창피한 박정교과서이자 중립·객관적 내용이 아닌 극우 세력이 그 내용을 정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된다’의 약자) 교과서”라고 주장했다.

이날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는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을 맹비난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가 이뤄진) 10월 12일은 한국 교육에 유신이 선포된 날”이라며 “정부여당은 기어코 역사를 사유물로 만들겠다는 야욕을 공식화했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1972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을 선포해 국회를 강제 해산했고, 2015년 10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교과서를 강행해 역사의 진실을 해산시켰다”며 “10월의 망령이 반세기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을 암흑으로 뒤덮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선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교과서 추진은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에 맞춘 사부곡이자 독재적 발상”이라며 “대통령 아버지를 위해 민초들의 아버지의 삶이 왜곡되고 편집돼 모욕당할 상황이됐다”고도 했다.

이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 14명은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교과서 추진에 대한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새정치연합 교문위원들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청와대 앞에서 “친일 독재미화 역사 교과서를 강행하는 것은 어떤 수사로 포장한다해도 유신독재로의 회귀일 뿐”이라며 “박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당장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지상·위문희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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