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서건창 벤치 클리어링, 혼잣말을 욕설로 알아들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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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서건창 벤치 클리어링 사진=방송캡쳐]

오재원 서건창 벤치 클리어링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 2차전에서 8회 초 무사 1, 2루 넥센 서건창이 희생번트를 댄 이후 양팀 선수들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특히 두산 베어스 오재원과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의 모습이 시선을 모았다.

이날 서건창은 3루쪽으로 안전하게 번트를 댄 뒤 전력 질주했고, 두산 2루수 오재원은 1루 베이스를 커버했다. 플레이는 그대로 마무리 되는 듯 싶었으나 오재원이 뒷발을 뻗으면서 위협을 느낀 서건창이 불만을 표시하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오재원이 더 큰 동작을 취하며 맞서자 양팀 선수들이 1루 베이스 근처에 모여 설전을 벌였다. 다행히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2루수 오재원이 1루로 와 송구를 받으면서 서건창의 아웃이 선언됐지만 송구 방향이 살짝 옆으로 흘러 어렵게 공을 잡는 과정에서 오재원이 오른발로 베이스를 밟은 뒤 왼발로 서건창의 진로를 막았다. 이 동작을 두고 두 사람 사이에 시비가 붙은 것.

넥센의 정수성 1루 주루코치가 이를 말리려 했지만 중재되지 않았다.

오재원과 서건창의 언쟁이 길어지자 타석에 있던 넥센 주장 이택근이 1루쪽으로 달려갔고, 곧 3루쪽 넥센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몰려나왔다. 그러자 1루쪽 두산 선수들도 뛰어나와 1루쪽에서 대치하며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다행히 양 팀 선수들 간의 마찰은 더 이상 없었고, 벤치 클리어링은 그대로 종료됐다.

넥센 관계자에 따르면 서건창은 오재원과 충돌을 피해 간신히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좀 피하면서 잡지"라는 말을 혼잣말로 했다. 말 그대로 중얼거렸다. 애초 뛰어오면서 오재원 왼발의 위치를 확인한 터였다. 하지만 1루쪽에 관중이 가득 들어찬 데다 선수들이 모두 예민해져 있는 상황, 오재원이 욕설로 들었다. 그래서 곧장 "뭐, X발이라고?"라고 격하게 흥분했다. 사소한 오해가 만든 해프닝이다.

서건창은 억울해했다.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후 정수성 넥센 1루 코치가 흥분한 오재원을 말렸고, 서건창도 억울했기 때문에 지지 않고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받아 쳤다. 결과는 올 포스트시즌에서 처음 발생한 벤치클리어링.

한편 이날 두산에게 3-2로 패배한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두산에서 우리 선수들을 계속 자극한다"며 "야구를 좀 깨끗하게 하고 싶은데…"라고 여운을 남겼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과 서건창 모두) 서로 할 말이 있을 것 같다"며 "큰 경기를 치르다 보면 선수들이 다소 예민해질 수 있다. 선수들에게 주의를 주겠다"고 말했다.

오재원 서건창 벤치 클리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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