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선거구 나눠먹기 막기 위한 언론 노력 필요

중앙일보

입력 2015.10.10 12:53

업데이트 2015.10.10 13:57

지난 주 중앙SUNDAY에선 1면 ‘영ㆍ호남서 수도권 대 지방으로…지역주의가 변했다’ 기사에 눈길이 갔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이해득실만 따지며 선거구 획정에 진전을 못 보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정치를 30년 넘게 지배해 온 지역주의라는 화두를 재미있게 분석한 기사에 공감하며 읽었다. 2000년 총선 이후 필자도 영ㆍ호남이 아닌 수도권 대 지방, 노년 대 청년 등의 격한 대립이 안타까웠다. 정치권이 사리사욕보다 국익을 우선시하고 민주주의라는 기본가치를 지켜줄 것을 기대하는 건 백일몽일까.

이른바 안심번호를 두고 벌어진 새누리당 친박-비박 간 파워게임을 진단한 3면 기사도 핵심을 짚었다. 공당의 공천은 정해진 규범에 따라 당원들이 중심이 돼 집행하는 것이지 왜 청와대가 마치 1970~80년대처럼, 또 3김시대 계파 보스가 낙점하듯 개입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다. 선거구 획정 문제를 다룬 ‘농어촌 의원 “예외두자”…학계선 “비례제로 보완”’ 기사와 지역감정의 기원을 다룬 기사도 공감하며 읽었다. 사실 지역주의 극복에 대한 정답은 이미 정치권과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다. 과거엔 ‘우리가 남이가’라는 화두가 지배했다면 이젠 ‘누가 나와 내 가족의 이익을 대변하고 돈을 벌게 해 줄 것인가’가 중요한 이슈다. 중앙SUNDAY가 지속적으로 정치권을 감시하고 여론을 환기시키는 ‘미디어 엘리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줬으면 좋겠다.

15면 ‘월평균 수임 2건 미만…서초동 법조타운 빈 사무실 즐비’ 기사도 시사점이 크다. 이처럼 어려울 때 국내 법률시장을 지킬 힘은 신뢰에서 나온다. 하지만 법조브로커, 전관예우 등의 어두운 뉴스들이 신뢰를 저하시킨다. 로스쿨 도입 당시부터 변호사 수 증가로 인해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는 계속 있었다. 이제라도 법률시장 스스로 공정한 경쟁체제와 엄격한 윤리의식을 통해 자정할 수 있길 바란다.

경제면 ‘호갱님이 사라졌을까, 모두 호갱이 된 걸까’ 기사도 시의적절했다. 이른바 단통법이 시행된지 1년이 지났지만 소비자들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단통법 시행 후 보조금(할인폭)이 줄고 소비자들은 좋은 물건을 싸게 살 권리까지 잃었는데, 이 기사는 그 점을 제대로 짚어줬다. 이런 생활밀착형 기사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S매거진에선 ‘백영옥의 심야극장’ 마지막 문장 ‘Remember me - 기억해 달라’가 뭉클했다. ‘이터널 선샤인’을 꼭 봐야겠다, 나도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다, 하는 묘한 감정과 함께 글이라는 것은 이렇게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주 중앙SUNDAY는 지적 자양분을 충분히 채워줬다. 다만 때로는 기사들이 학술논문 같은 느낌이 든다. 일반 독자들이 편안히 읽을 수 있는 기사를 쓰면 좋겠다.

정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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