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야드 14번홀 파4, 장타자들 ‘이글쇼’예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터내셔널팀의 최경주 수석부단장(오른쪽)이 카트를 운전하던 중 애덤 스콧과 손을 마주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카트를 함께 타고 코스를 둘러보는 미국 선수단.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짐 퓨릭 부단장, 프레드 커플스 부단장, 세계 1위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 [인천 AP=뉴시스]

8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장에서 개막하는 2015 프레지던츠컵은 나흘간 총 30개의 매치 플레이로 우승 팀을 가린다. 포섬(두 선수가 한 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 9경기, 포볼(두 선수가 각자의 공을 친 뒤 베스트 스코어 채택) 9경기, 싱글 매치 12경기가 열린다.

승부 가를 후반 3개홀 살펴보니
572야드 파5 내리막 경사 15번홀
투온 가능해 반드시 버디 잡아야
맞바람 불고 벙커 많은 16번홀
그린도 울퉁불퉁 가장 까다로워

　매치 플레이는 매 홀 승부를 가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18번홀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승부가 끝날 가능성이 크다. 역대 프레지던츠컵에서도 2009년 24경기, 2011년 23경기, 2013년 19경기가 중간에 승부가 갈렸다.

　매치 플레이는 실수 한번에 우승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는 스트로크 플레이와는 달리 한 홀을 지더라도, 다음 홀에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유리하다. 파를 지키기보다는 버디와 이글을 잡으려고 해야 한다.

　대회 주최측은 화끈한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13억원을 들여 코스를 뜯어고쳤다. 티 박스 5개를 신설했고,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에 벙커 6개를 추가했다. 페어웨이 양쪽엔 길고 질긴 러프를 배치했다.

　굴곡이 심하기로 악명 높았던 그린은 좀더 평평하게 다졌다. 그래도 선수들은 그린 난이도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28·호주)는 6일 연습 라운드를 마친 뒤 “모든 홀의 그린이 까다롭다. 기적적인 퍼팅 실력이 나와야 원 퍼팅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승부처는 후반 9개 홀이다. 특히 14~16번으로 이어지는 후반 3개 홀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14번 홀은 매우 짧은 파 4홀이다. 원래는 361야드로 조성됐지만 대회 기간엔 320야드로 운용된다. 장타자라면 원 온을 노려볼 만하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드라이브 샷 거리 1위(317.7야드)에 올라 있는 더스틴 존슨(31·미국)은 6일 연습 라운드에서 1온에 성공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방향이 빗나가면 중앙의 해저드나, 그린 뒤쪽 벙커에 공을 빠뜨릴 수도 있다. PGA 투어 드라이브샷 거리 2위(315.2야드) 버바 왓슨(37·미국)은 “날씨가 좋으면 원 온을 노려볼 수도 있겠지만 함정이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투 온을 노리는 플레이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15번 홀(파5)도 버디 또는 이글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홀이다. 572야드로 조성됐지만 내리막 경사를 타고 거리 이득을 볼 수 있어 투 온이 가능하다.

　16번 홀(파4·477야드)은 가장 까다로운 홀로 꼽힌다. 파4 홀 중에서 두 번째로 긴 데다 맞바람이 분다. 250~280야드 지점에 벙커가 옹기종기 모여 있고, 그린 왼쪽의 벙커도 신경이 쓰인다. 그린 중앙이 오목하게 들어간 2단 그린도 매우 까다롭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승점 15.5점이 필요하다(무승부는 승점 0.5점으로 계산). 인터내셔널팀은 첫날 포섬 매치에서 승점 2.5점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터내셔널팀 부단장 최경주(45)는 “팀 매치는 선수들의 컨디션과 팀 전체의 분위기가 중요하다. 첫날 2.5 대 2.5 또는 2대 3 정도만 해 주고 셋째 날까지 잘 버티자는 전략을 짜고 있다. 그러면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 재미있는 승부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