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이 들어서도 계속 공부하면 치매 예방된다…삼성서울병원 연구팀 입증

중앙일보

입력

나이가 들어서도 끊임없이 공부하면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상원·김준표 교수와 미국 존스홉킨스대병원 엘리세오 겔러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8년 9월~2012년 12월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남녀 1959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하여 뇌를 촬영했다.

연구 대상의 평균나이는 63.8세로 모두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가진 상태였다. 연구팀은 이들을 12년간 학습한 그룹(977명)과 초과한 그룹(982명)으로 나누어 대뇌피질 두께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학습기간의 차이에 따라 대뇌피질의 두께가 달라졌다.

대뇌피질은 전체 뇌신경의 25%가 모여있는 곳으로 우리 몸의 감각이나 운동기능을 비롯해 인지, 기억, 의식 등을 관장한다. 나이가 들수록 대뇌피질의 두께가 감소하며 이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경우에 대뇌피질의 두께가 정상보다 얇아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뇌피질 두께 감소는 치매 발생 여부를 예측하는데도 중요한 요소다. 연구팀에 따르면 12년 이하 그룹과 초과 그룹 피험자들의 대뇌피질 두께를 비교하였을 때, 12년 이하 그룹이 2마이크로미터(μm) 더 줄었다.

나이에 따른 대뇌피질 감소폭도 학습기간에 영향을 받았다. 학습기간 12년 이하 그룹의 경우 나이가 1살씩 증가할 때마다 대뇌피질 두께가 6μm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12년 초과 그룹은 5μm씩 주었다.

연구팀은 학습기간이 긴 그룹의 대뇌피질 두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은 교육으로 뇌 노화가 지연돼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상원 교수는“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 뇌 노화 및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수명 증가로 노년층 인구가 늘고 있는 현재 평생학습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 학술지 '뉴롤로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