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전역 타격 가능한 미사일 배치 카운트 다운

중앙일보

입력

군당국이 2017년까지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 개발을 마치고 실전배치할 계획이라고 복수의 당국자가 1일 말했다. 한미가 2012년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800㎞로 늘리기로 합의(한미 미사일 지침)한 이후 실전배치 계획이 공개된건 처음이다.

정부 당국자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 개발 완료 시점을 2017년으로 정한 것으로 안다"며 "기술적으로는 이미 상당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이미 한국군은 500㎞이상 날아가는 미사일을 확보하고 있다"며 "2017년 말쯤이면 실전에 배치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개발 마무리 단계라는 뜻이다.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은 제주도에서 쏠 경우 신의주(750㎞)까지 공격이 가능하고,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에서 북한 최북방인 함경북도 온성군(720㎞)도 사정권에 든다. 중부지방에서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주먹이 생기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탄도미사일은 속도가 빠르고(음속 5배 안팎) 탄두 중량도 큰 것을 탑재할 수 있어 순항(크루즈)미사일에 비해 파괴력이 월등하다"며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공격하는데 효과적인 무기"라고 말했다.

한국군과 ADD는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직후 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위한 본격 연구에 나섰고,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현무-2B) 개발에 성공했다. 현무-2B 시험발사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ADD 시험장을 방문해 발사장면을 지켜봤다.

800㎞ 탄도미사일이 2017년까지 실전에 배치되고 2018년과 2019년 각각 2대의 고(高)고도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가 도입되면 한국군 독자적으로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눈과 주먹이 갖춰지게 된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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