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주열 한은 총재, "올해 성장률, 2%대 초반까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올해 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해외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이 총재는 현재 경기 상황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봤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수출 부진에 따른 성장률 하방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최근 소비가 증가하는 등 내수 회복세를 감안하면 성장세는 이어갈 것”이라며 “7월 전망(2.8%)보다는 약간 하방압력이 생겼지만 2%대 초반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중국 성장세 둔화,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신흥국 경제불안,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으로 대외여건이 녹록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이런 대외리스크 증대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에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동결 조치와 관련해서 이 총재는 “금리인상 계획을 수정한 것이 아니고 여건의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좀 더 두고 보겠다. 시간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우리는 그 기간 동안 취약요인이 뭔지, 외부충격에 따라 어떻게 취약 요인이 나타날지 점검하고 대비하는데 역점을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 “1.5%의 명목금리가 하한선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금리를 또 낮추려고 하나보다 해석하는데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결코 아니다”라며 “명목금리 하한은 이론적으로 ‘제로(0)’금리가 되겠지만 우리나라는 기축 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자본유출 가능성을 고려해 볼 때 그것보다 높은 수준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최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코뮈니케(공동선언문)를 언급하고 “통화정책 혼자서 성장을 이끌 수 없다”며 “지금 현재로서는 비효율성을 제거해 경제체질을 강화해 나가는 그런 구조조정 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이종화 고려대 교수, 조장옥 서강대 교수가 참석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