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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미국 1년 4차례 점진적으로 금리 올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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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지만 그 속도는 1년에 네 차례 정도로 점진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은 18일 새벽(한국시간) 결정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대해 이 총재에게 집중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연준이 2000년대 중반의 경우 17번을 한 번도 쉬지 않고 금리를 올리기도 했지만 그간 연준 고위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살펴볼 때 과거와 달리 (금리인상) 속도가 상당히 느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 연준은 1년에 8번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정한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정책 방향은 신흥국에 더 큰 파장을 미친다”면서도 “점진적 금리인상이라는 전제를 놓고 보면 충격의 정도가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이 총재는 “현재 금리 수준이 명목금리의 하한선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며 사상 최저인 1.5% 수준의 현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앞으로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금리 하한선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앞으로 금융경제상황 전개에 따라 여지를 남겨둬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 이날 화폐 액면 단위를 변경하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의 필요성에 공감하기도 했다.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은 “달러 대비 환율이 네 자릿수나 되는 나라가 거의 없다”며 “한국 경제 규모에 비해 환율 숫자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논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리디노미네이션으로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한국 경제의 규모에 맞는 화폐단위를 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거래 불편과 물가인상 압력, 경제 주체에 대한 불안감 조성과 같은 단점도 있다”며 “리디노미네이션 추진에는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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