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에너지 자립섬 만들기 첫 시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에너지 소외 지역이 섬이다. 바다 위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을 따로 설치하지 못한다. 방법은 두 가지. 해저 케이블을 통해 전선을 잇든지 자체적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생산해야 한다.

독도 옆 울릉도가 그렇다. 지난해 인구 1만여 명이 사는 울릉도에서 전력 생산에 들인 비용은 150억원을 훌쩍 넘는다. 전체 에너지 생산의 96%는 디젤 발전으로 얻고 있다. 울릉도의 전력 요구량은 관광객 증가로 인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런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에너지 자립섬 만들기다.

울릉도 에너지 자립섬 만들기 사업이 첫 시동을 걸었다. 울릉도를 2020년까지 풍력·지열·태양광·연료전지만으로 자급자족할 만큼 전기를 생산해 스스로 쓸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다.

경북도는 오는 11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경북도·울릉군·한국전력과 LG CNS 등 민간기업이 공동 출자하는 법인 '울릉도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를 발족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법인은 다음달부터 울릉도 곳곳에 풍력·지열·태양광 발전 시설을 만든다. 더불어 에너지저장장치(ESS)도 건설한다. ESS는 전기가 남아돌 때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쓰도록 하는 장치다.

이들 시설은 한 시간에 32㎿h 전력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울릉도 주민 1만여 명이 먹고 자고 마시며 쓰기에 충분한 양이다. 첫 번째 착공 시설은 태양광 발전 시설이다.

시설을 짓는 데는 2020년까지 모두 39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990억원은 경북도·울릉군·한전과 민간업자가 출자하고 2300억원은 은행에서 빌린다. 나머지는 시설을 하나씩 지어나가면서 전기를 생산·판매해 얻는 이익으로 충당한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