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상승이냐 조정이냐 '갈림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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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700선을 넘보느냐, 조정장세에 들어가느냐'.

이번 주 증시는 갈림길에 서 있다. 지난주 트리플 위칭데이(주식.선물.개별주식옵션의 동시만기일)를 극복하며 랠리가 이어졌지만 이제는 조정받을 때가 됐다는 경계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한주 3.6% 상승했다. 장중 연중최고치(1월 6일 종가 666.71)를 뛰어넘어 670선을 넘볼 정도로 강세였다. 코스닥지수도 올들어 마(魔)의 벽처럼 여겨지는 50선에 바짝 다가섰다. 두 시장 모두 외국인 매수세 덕을 보고 있다.

외국인들은 특히 지난 한주 6천7백81억원 어치의 상장 주식을 사들이며 거래일수 12일 만에 1조6천6백3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주가지수 선물을 대거 사들여 이번 주에도 지수 상승을 낙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따라서 장세가 지금까지의 '반등'에서 지수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로 발전되고 있다는 낙관론을 펴는 애널리스트도 늘고 있다.

이런 낙관론은 'U자형' 경기회복론에 근거하고 있다. 즉 올 2분기가 경기의 바닥(U자의 밑부분)이며 3분기부터는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최근 잇따라 나쁘게 나오는 경제지표는 경기가 저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얘기다.

증시의 기술적 지표들도 상승 신호를 보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의 5.20.60일 이동평균선이 모두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고객예탁금도 이달들어 5천여억원 늘면서 지난 13일 10조7천억원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상승 탄력을 잃지 않는 장세를 보면 지금이라도 매수에 나서야 할지 모른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실물 지표로 드러난 소비 둔화와 경기침체를 감안해보면 조정 장세에 대비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3%대로 예상되는 올 경제성장률로는 기업의 실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원화 환율도 달러당 1천2백원선 아래로 떨어져 수출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국고채 수익률이 급변할 경우 금융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카드 연체율 상승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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