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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MLB 스카우트 앞 김현수, 2안타·2볼넷 100% 출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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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미국 메이저리그가 ‘한국산 타격기계’ 김현수(27·두산·사진)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은 2일 두산-SK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을 찾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수 담당 이사 매트 슬레이터는 “지난 1일 (박병호를 보러) 서울 목동에 갔다가 오늘 잠실로 왔다. 김현수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30개 구단이 스카우트 경쟁을 하는 업무 특성상 ‘김현수를 보러 왔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였다.

 이날 김현수는 자신을 보러온 스카우트들 앞에서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2회 첫 타석에서 SK 선발 켈리의 공을 밀어쳐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0-1로 뒤진 4회에는 2스트라이크에 몰리고도 침착하게 볼 4개를 연달아 골랐다. 켈리의 견제가 느슨해진 틈을 타 2루 도루에 성공하는 재치도 발휘했다. 양의지의 2루타 때 홈을 밟은 김현수는 7회에도 안타를 때린 뒤 김재호의 적시타 때 득점했다.

 SK는 3-3으로 맞선 8회 말 1사 3루에서 타격감이 좋은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고의볼넷으로 내보냈다. 두산은 이어진 찬스에서 오재원과 박건우의 연속 적시타로 6-3 승리를 거뒀다. 김현수는 2타수 2안타·2볼넷으로 100% 출루에 성공하며 3득점을 올렸다. 시즌 최다인 5연승을 질주한 두산은 2위 NC를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3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29·넥센)를 관찰 1순위에 올려놓고 있다. 아울러 김현수·황재균(28)·손아섭(27·이상 롯데) 등 국내 대표 타자들도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현수가 유일하게 올 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이적료 없이 해외 구단에 입단할 수 있다. 국내 타자들에게 빅리그는 먼 무대였지만 올해 강정호(28·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면서 인식이 바뀌었다. 메이저리그가 한국 프로야구를 높게 평가하고 있고, 국내 선수들도 큰 꿈을 갖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김현수가 미국 진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김현수는 “어릴 때부터 메이저리그 경기를 챙겨봤다. 특히 올해는 강정호가 잘해서 더 재미있다”며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 잘 모르겠다. 미국에서 불러줘야 가는 것”이라며 웃었다.

 김현수는 2일 현재 타율 0.329, 20홈런, 97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2009년(0.357) 이후 가장 높고, 홈런과 타점도 개인 최다인 24개와 104개를 넘어설 기세다. 김현수는 “원래 오른 다리를 높게 들었다가 내딛으며 타격하다 올해 다리 높이를 낮췄다. 지난겨울 훈련을 많이 한 덕분에 타이밍이 잘 맞는다. 이동 발을 높게 들지 않고 타격하는 건 메이저리그가 선호하는 폼이다.

 선두 삼성은 창원에서 NC에 13-0, 6회 강우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1회 박석민의 3점포로 기선을 제압한 삼성은 3회 4점을 추가해 NC 선발 해커를 무너뜨렸다. 유희관(두산)과 함께 다승 공동선두에 올라있는 해커는 3이닝 7피안타·7실점했다. 박석민은 6회에도 홈런을 터뜨리는 등 3타수 2안타·5타점을 올렸다. 부산에서 kt를 5-1로 이긴 롯데는 SK를 반 경기 차로 제치고 7위에 올랐다. 롯데 선발 린드블럼은 6이닝 3피안타·1실점하고 시즌 12승을 거뒀다. 넥센은 서울 목동에서 LG를 9-8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프로야구 전적(2일)

▶두산 6-3 SK ▶넥센 9-8 LG ▶롯데 5-1 kt
▶삼성 13-0 NC(강우 콜드게임) ▶KIA 5-4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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