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외교관 출신 첫 여성 대사 김경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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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서 오히려 외교관으로서는 유리한 점이 많았고 이를 잘 살렸던 것 같아요."

직업외교관 출신으론 처음 여성대사에 임명된 김경임(金瓊任.55) 주 튀니지 대사. 1978년 외시 12회로 당시 외무부에 입문한 지 26년 만에 '외교관의 꽃'이라는 대사직에 올랐다.

이전에도 여성인 이인호(李仁浩)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이 핀란드 대사(96년)와 러시아 대사(98년)로 임명된 적이 있지만 서울대 교수 출신이었다.

그는 "상급자들이 '여성을 키워야한다'는 생각에서 저를 많이 격려해줬고 개인적으로도 여성만이 갖는 강점, 이를테면 문화적 소양 같은 것을 살려 일한 게 오늘의 영광을 가져다준 것 같다"고 자평했다.

미국.프랑스.벨기에.일본 등 인기 임지에서 문화.홍보분야 업무를 주로 맡아온 그는 2년 전 문화교류국장에 취임한 뒤 한.일 월드컵을 성공리에 치뤄낸 것을 외교관 생활에서 가장 큰 보람으로 꼽는다.

"'월드컵 지성인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해 기 소르망.자크 아탈리 등 세계적 지성들을 서울에 불러들였을 때가 가장 뿌듯했어요."

후배 여성 외교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전문인으로서 남다른 각오로 일해야 한다. 각오를 갖고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성과에서 10배의 차이가 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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