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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직장인 여성들 관심 가져야 할 ‘자궁근종’, 바쁘다고 소홀하면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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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 교수

직장인 김모(30, 여)씨는 몇 달 전부터 생리양이 다소 많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큰 문제라고 생각되지 않아 병원을 찾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생리통까지 심해지자 산부인과를 방문하고 검사 결과 5cm 자궁근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자궁근종 수술도 잠시 고려했으나, 바쁜 직장 생활 때문에 일을 중단하고 장기휴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최근 들어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되는 여성들의 수는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근종 환자 수는 2010년 25만 7214명에서 2014년 29만 5352명 으로 5년 사이 14% 증가했다. 흔히 자궁근종은 출산 경험이 있는 중년 여성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젊은 여성들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가임기 여성의 20~30%에서 자궁근종이 발생하는데, 특히 20~30대 환자 수는 관련 국내 통계에 따르면, 2010년 6만 2195명에서 2014년 6만 5720명으로 5년 사이 3500명 가량 증가했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평활근에 생기는 양성 종양을 지칭한다. 자궁근종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으나 환자 5명 중에 1명 정도에서 근종 크기나 위치에 따른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 여성의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자궁근종 환자들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월경과다와 같은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 그리고 심한 생리통 등이 있다. 더불어 근종 크기가 커지면서 방광을 눌러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변비, 골반에 압박감 등이 생길 수 있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미미할 수 있지만 가임기 동안 자궁근종의 크기가 커지면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에 관심과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 병원에서도 자궁근종을 진단 받고 가볍게 넘겼다가 증상이 악화되어 찾아 온 직장인 여성 환자들이 종종 있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경우 적절한 관리를 받지 않는 경우 자궁근종으로 인해 난임, 습관성 유산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자신의 몸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고,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근종이 진단되면,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치료법이 선택되어야 한다. 자궁근종의 치료법으로 근종절제술 또는 자궁적출술의 수술적 치료법이 있다. 이는 증상의 원인이 되는 자궁근종을 직접적으로 제거하여 가장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수술과 마취로 인하여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의 위험성이 있고,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들은 수술 후 회복까지 병가를 내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미혼이거나 아직 아기가 없는 여성들의 경우에는 수술 후 가임력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와는 달리 근치적인 치료는 아니나 증상 완화를 위해 약물 치료 요법들이 사용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주사 치료 방법과 경구 약물요법이 사용될 수 있다. 기존의 주사제는 난소의 기능을 억제시켜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하여 효과적으로 근종의 크기를 감소시켜 증상을 완화시킨다. 그러나 출혈이 심한 환자의 경우에는 주사 후 난소 기능이 억제되어 출혈이 멈출 때까지 1~2주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급성 출혈의 치료제로는 적절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사용시 안면홍조와 같은 폐경기 증상과 골밀도 저하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최근에 국내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한 경구용 자궁근종 치료제는 자궁근종의 크기를 감소시키면서 주사제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출혈을 조절할 수 있어 증상 완화의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또한 주사제와는 달리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기 때문에 폐경기 증상인 안면홍조 증상이 적고 장기간 사용하여도 골 손실로부터 안전하다. 그러나 약을 복용하여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근종 크기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자궁근종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의 적절한 대응이다.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산부인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고 여러 가지 치료법들 중에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젊은 직장인 여성들이 매일매일 바쁜 생활 속에서도 자신의 몸을 소중히 생각하고 잘 관리하여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 교수

※ 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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