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국 본부장 "중,북 도발 편 안 들 것…'양비론' 달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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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8일 북한의 도발 우려와 관련 “한미동맹은 강력하며, 중국은 북한의 도발을 편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이날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원장 유성옥)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안의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9·19공동성명 10주년 국제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금번 남북간 합의로 모처럼 형성된 긍정적 분위기가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금번 남북간 합의를 토대로 대화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기를 기대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번 북한의 도발과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을 통해 한중관계 및 중북관계의 변화가 확실히 드러났다”고도 했다.

황 본부장은 “5년 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때와는 달리, 중국 정부는 과거의 양비론적 입장에서 벗어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공식 반응을 내놨다. 또 관영 환구시보에는 9·3 전승기념일 행사를 방해하는 세력을 방치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포격 도발 하루 뒤인 지난 21일 오후 내놓은 공식 입장에서 ‘유관방면(有關方面·관련 있는 쪽)’이 자제할 것과 ‘유관각방(有關各方·관련 있는 모든 당사자)’이 대화를 통해 현 상황을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과거 중국이 유관각방이란 표현만 써서 남북 모두에게 자제를 촉구한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황 본부장은 또“북핵문제는 이제 중북관계에서도 핵심 이슈가 됐다. 중국은 북핵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북 양자관계는 핵문제로 인해 질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북한의 불가측한 행태 속에서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될 수록 중국의 북핵 반대 입장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우려에 대해서는 “국제사회는 10월 노동당 창건 70년 계기에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감행할지 주시하고 있다”며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어떤 발사도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돼 있으며, 중러도 찬성한 유엔 안보리 결의는 이럴 경우 현 제재 수준을 넘어서는 추가적 조치를 취할 것이란 점도 명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도 했다.

유지혜·안효성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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