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본주의론<이대근·정운영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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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 책은 무엇보다도 먼저 오늘의 한국경제가 과연 자본주의경제인가, 그리고 자본주의경제라면 서구적인 자본주의경제와는 어디가 어떻게 다른가 하는 점부터 문제삼고 있다.
이 기본적 명제에 대해물론 이 책에서 명확한 해답을 내려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책에서 강조하는 바는 오늘의 한국경제사회의 성격을 규명함에 있어 역사적으로나 현상적으로 「식민지 반봉건사회」로서의 성격과 「주변부자본주의사회」로서의 성격을 떠나서는 논할수 없다고 하는 점에서 주어진다.
이 책이 갖는 둘째 특징은「8·15」와 「6·25」 라고 하는 두개의 정치사적 대사건이 한국사회의 성격을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음을 강조하고, 그것이 갖는 사회경제사적 의미를 최초로 깊이있게 파헤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리고 6·25휴전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한국경제의 전개를「원조경제시대」와 「차관경제 시대」로 구분하여-이 점이 바로 이 책의 흠이기도 하지만-각각의 구조와 순환메커니즘을 다루고 있음이 세째의 특징이다.
그리고<제3부>에서는 불완전하니까 한국경제가 갖는 주변부자본주의적 성격을 몇 개 부문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결론으로 그 주체적 지향을 위한 방향모색을 시도하고 있다.
아뭏든 우리사회를 풍미하는 사회과학(이론)에서의 식민지성 극복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젊은 경제학도들에 의하여 수차례의 의욕적 토론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이 『한국자본주의론』은 몇가지 구성상의 미흡함과 아쉬움이 있기는 하나, 같은 집필계획아래 씌어진 자매지 『세계자본주의론』 과 더불어 사회과학도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책임에는 틀림없다.<까치사간·3백8면·3천5백원> 서평 : 변형윤(서울대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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