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현장 광폭 행보 성장 해법 찾을지 관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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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호 18면

2년 7개월 만에 경영일선으로 돌아온 최태원(55·사진) SK그룹 회장이 연일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매일 출근하며 하루 두세 곳의 사업장을 방문하고 있다.


고려대 물리학과, 시카고대 경제학과를 거쳐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1992년 선경그룹 경영기획실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사명이 SK그룹으로 바뀐 98년, 부친 최종현 회장의 별세로 38세에 그룹 수장을 맡았다. 최 회장의 취임 이후 SK그룹은 수출액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외적 성장을 계속했다. 재계 3위 SK그룹은 최 회장이 수감돼 있던 기간 동안 6개 위원회로 구성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운영됐다. 계열사별 독립 경영을 강화한 사실상의 집단지도체제다. 오너 경영이 일반적인 우리나라 대기업 문화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오너십 공백이 있었던 건 SK그룹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복귀 직후 투자와 고용, 창조경제 지원 등 다양한 경영 정책들을 내놓았다. 17일 17개 주요 계열사 CEO들이 모인 확대경영회의에선 46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19일엔 저소득 노인층 주거복지를 위해 국토교통부에 1000억원의 기부증서를 전달했다.


앞으로 과제는 경영실적이다. 지난해 SK그룹 계열사들의 당기순익은 5조8000억원으로 2011년(6조4000억원)보다 줄었다. 2012년 인수한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호황으로 수익을 내고 있을 뿐 정유·에너지·통신·건설 등 나머지 계열사들은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 맞는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일선으로 복귀한 최 회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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