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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 중 숙명여고·낙생고만 100위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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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올해 대학 1학년이 본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수학·영어 세 과목의 표준점수 평균 합계가 전국 상위 100위 안에 드는 평준화 지역 일반고는 서울 숙명여고와 경기도 낙생고 등 두 고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위 안에 든 평준화 지역 일반고교 수는 2010학년도엔 12곳이었으나 이후 매년 줄어 2014·2015학년도 2년 연속 두 곳이다. 일반고의 수능 열세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반면 학생 선발권을 지닌 특목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의 수능 우위는 강화되고 있다.

 이는 교육부가 1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윤재옥(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5학년도 고교별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다. 수능 상위 100개 고교 중 특목고가 36곳으로 가장 많고 자사고가 27곳이다. 이 밖에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가 24곳 ▶국제고 5곳 ▶자율형공립고 4곳 ▶종합고 2곳 등이다. 2014학년도와 비교하면 특목고(대구과학고·대구일과학고·세종과학고)와 자사고(성신고·대건고·보문고)가 세 곳씩 늘었다.

 전국 고교 중 표준점수 평균이 가장 높은 학교는 민족사관고(379.5점)였다. 지난해까지 줄곧 1위를 유지했던 대원외고(379.2점)는 이번엔 2위를 했다.

 평준화 지역 일반고인 숙명여고(348.6점)는 2014학년도에 이어 이번에도 상위 100개 학교 안에 들었다. 역시 평준화 지역 일반고인 낙생고(345.5점)는 2014학년도에 100위권 밖이었으나 이번에 100위권에 포함됐다. 이 학교 이동수 교장은 “희망자에 한해 오전 7시부터 두 시간 자율학습을 하는데, 교사 전원이 오전 7시30분부터 아이들을 봐주니 3학년은 거의 전원이, 1·2학년은 절반 이상 참여한다. 야간 자율학습에도 교사가 한 반에 한 명씩 남아 아이들을 봐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한 학부모는 “2011학년도 입시 때만 해도 대입 실적이 좋지 못했는데 2015학년도에선 서울대 의대 합격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특목고·자사고·자공고를 제외한 학교 중 국어·수학·영어 1·2등급 비율은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인 공주 한일고가 73.1%로 제일 높았다. 이어 공주사대부고(66%), 경남 거창고(55.9%), 경기 수지고(52%)·진성고(49.6%), 경북 풍산고(49%), 경기 양서고(46.7%) 순이다. 전국 수능 응시자 중 1·2 등급은 11%인데, 이 비율을 크게 웃도는 학교들로 전교생 중 우수 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공주 한일고와 공주사대부고, 거창고 등은 전국 단위 모집 농어촌 자율학교다. 우수한 학생들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준화 지역 일반고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특히 농어촌 자율학교는 EBS 중심의 수능 대비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대입 정시모집에서도 실적을 낸다. 평준화 일반고가 수시모집 위주로 지원 전략을 짜는 것과 대비된다. 진성고는 2015학년도 수능 응시생이 입학할 당시 비평준화 지역 고교에 속했다.

 평준화 지역 공립고교 중에서 수능 1·2등급 비율이 높은 학교는 분당 서현고다. 비율이 31.2%로 집계됐다. 이 학교의 허왕봉 교장은 “짜임새 있는 수업으로 잠자는 학생이 거의 없을 정도로 수업을 내실화했다”며 “이런 노력 덕분에 교육부가 우리 학교를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우수 학교로 뽑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아리 활동, 스터디 그룹, 탐구논문 활동 등 200개가 넘는 비교과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논리적 사고력과 탐구 능력을 기르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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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목고·자사고 등과의 수능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일반고에 대한 지원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재옥 의원은 “일반고는 특목고·자사고에 비해 교육·학습 여건이 떨어져 수능 성적이 낮게 나온다”며 “일반고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실효성 있는 일반고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어(A·B), 수학(A·B), 영어 표준점수 평균 합계는 학교별로 A·B형 응시자 비율을 감안해 산출했다.

노진호·백민경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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