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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개발부터 완성차 출시까지 참여 센서 800개로 신형 K5 소음·진동 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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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K5의 개발 과정에서 소음?진동을 없애는 데 주력한 이근수 책임연구원. [사진 기아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의 중심엔 경기도 화성시의 남양연구소가 있다. 연구소 규모는 국내 최고를 자랑한다. 그 속에서 수많은 연구원들이 신차를 개발하고 있다.

이근수(46) 책임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소음진동 개발팀에서 일한다. 그랜저 HG와 K7·쏘나타 등이 그의 손을 거쳤고, 최근에 출시한 기아 K5에도 그의 기술이 닿았다. 국내 차량 뿐 아니라 중국 시장 전용 모델 개발에도 관여한다.

소음과 진동은 자동차에서 중요한 항목이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이 연구원은 자동차의 플랫폼 개발 단계부터 소음·진동 부분에 개입을 시작해 최종 양산 모델이 나올 때까지 적극적으로 개발에 임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과거엔 ‘시제품(T카)’을 만들어 소음 진동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였다”며 “최근엔 잘 갖춰진 시뮬레이션과 개발 절차를 통해 시간을 단축한다”고 말했다.

소음 시험을 할 때는 ‘더미(인체 모형)’를 이용한다. 사람의 귀 위치와 동일한 곳에 마이크로폰을 장착해 각종 소음을 녹음해서 듣기도 한다. 진동을 잡아내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K5를 개발할 때엔 800곳에 ‘센서’를 부착한 뒤 문제가 되는 ‘진동 주파수’를 찾아내 개선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소음과 진동을 담당하는 그의 부서가 눈여겨 보는 경쟁 회사는 일본 도요타다. 이 연구원은 “도요타의 경우 전반적으로 무난한 성능을 갖고 있다”며 “최근에는 폴크스바겐 모델들도 눈여겨 본다”고 전했다.

차체가 얼마나 단단한지 ‘강성’을 들여다 보는 것도 이 연구원의 몫이다. 차체 강성의 향상 여부에 따라 차 안에서 진동 주파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 현대·기아차는 차체 강성이 높지 않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나온 제네시스와 쏘나타·카니발·K5 등은 향상된 강성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다만 이 연구원은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런 부분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차를 운전하면서 쉽게 느낄 수 있다. 다시 말해 누구나 ‘평가자’가 된다는 얘기다. 그만큼 만족시키기가 어렵다. 그는 “자동차를 구성하는 모든 부품들이 소음과 진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다른 부서와 소통을 잘하는 것도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소음과 진동을 줄이려면 소비자들의 사용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타이어 공기압’이다. 그는 “적정 공기압의 타이어는 제조사가 미리 설계한 소음 수준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타이어의 공기압이 높아지면 노면과의 접지 면적이 줄긴 하지만 높아진 압력 때문에 통통 튀는 현상 등이 발생해 진동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공기압이 낮아지면 접지 면적 증가에 따라 소음이 커지게 된다. 그는 “최근 출시한 K5 디젤 차량을 개발할 때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소비자들의 평가를 기대했다.

오토뷰=김기태 PD kitaepd@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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