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무개념'…혼잡한 버스에 개만 자리에 앉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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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경상보. 시민제공

중국에서 버스 좌석에 사람 대신 애견만 앉힌 승객이 중국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아무리 개를 사랑해도 극도로 혼잡한 출퇴근 시간에, 그것도 자기는 일어서 있고 애견만 자리에 앉힌 50대 여성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19일 중국 중경상보(重慶商報)는 지난 18일 오전 7시 30분 충칭(重慶)에서 운행되는 475번 버스에서 벌어진 일을 전했다. 한 50대 여성이 개를 파란색 보자기 안에 싸서 탄 뒤 개만 좌석에 앉혔다. 자신은 서 있고 개만 앉힌 모습에 승객들은 입이 떡 벌어졌다. 당시 버스는 출근하는 승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승객 중에는 60~70대 고령자들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못 앉고 개가 앉아 있다는 사실에 승객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만일 이 여성이 개를 안은 채 자신도 앉아 있었다면 거부감은 덜했을지 모른다.

이 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충칭 서부공공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런 일이 매달 3~4번은 벌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스 기사가 이런 승객을 거부할 경우 승객에게 도리어 '버스 기사가 불친절하다'고 항의를 받기도 한다"고 했다.

중경상보는 이와 함께 '충칭시 애견 관리 규정'을 소개했다. 규정에 의하면 승객이 부득이하게 애견을 데리고 공공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기사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규정 중에는 출퇴근 시간은 반드시 피하라고 되어 있다. 또 애견용 바구니 안에 넣거나 마스크를 씌운 채 안고 타야 한다고 정해놓고 있다. 만일 이를 어길 경우에는 운전기사는 탑승을 거부할 수 있으며 이를 무시하면 규정 위반으로 100~1000위안((1만8000~18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게 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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