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은행 만들어 딸과 딸 친구까지 직원행세 하게 만든 아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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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가짜로 시중 은행 지점을 개설한 뒤 자신의 딸과 딸 친구들까지 직원행세를 하게 만든 아빠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벌어진 '짝퉁 은행' 사건이다. 16일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 등은 산둥(山東)성 린이(臨沂)에 살고 있는 농민 장(張)모가 가짜로 중국 건설은행 지점을 만들어 놓고 영업을 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고 보도했다. 가짜 은행이었지만 카드 리더기와 창구까지 갖춰놓은지라 그럴듯한 모습이었다.

장은 15살난 자신의 딸과 딸 친구 두 명까지 은행 직원으로 가장해 일을 시켰다.

현지 경찰은 이들의 수법을 전했다. 가짜 은행에 낚인 지역 주민들이 돈을 저금하러 오면 가짜로 증서를 발급해주며 돈을 챙겼고, 인출을 하러 온 사람에게는 "아직 은행간 송금 네트워크가 개설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현금 인출은 해주지 않았다. 이 가짜 은행에 속아 사람들이 낸 돈은 4만 위안(728만원) 가량이었다.

장이 가짜은행을 만드는데 들어간 돈은 약 4000위안(72만원)이었다. 나름대로 도장 찍는데 필요한 빨간 인주를 비롯해, 증서를 써주기 위해 준비한 건설은행 영수증 등은 제법 잘 만들어서 속아 넘어가기 쉬웠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같은 사기 행각은 지난달 덜미가 잡혔다. 인출을 해주지 않는 걸 수상히 여긴 여성의 신고로 경찰이 나선 것. 현재 장 모는 구류중이다.

지난해에도 중국 난징(南京)의 한 시골마을에서도 '가짜 은행'지점이 개설됐다. 이 은행은 더 악질이었다. "높은 이자를 얹어주겠다"며 고객들을 유혹했고 달콤한 꾀임에 넘어간 고객들의 돈이 무려 3200만 달러(375억원)씩이나 모이는 일도 벌어졌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사진 설명>
1. 가짜 은행을 만든 장 모씨. 현재 구류중인 상태
2. 가짜 은행에서 발급한 영수증
3. 겉모습은 진짜 같은 중국 가짜 은행
4. 가짜 은행

[사진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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