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제로에서 낙하산 점프한 남성들 벌금형…징역은 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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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앤드류 로시그, 마코 마르코비치, 제임스 브레디

9·11 테러 현장 ‘그라운드 제로’에 세워진 원월드 트레이드센터 꼭대기에서 낙하산 점프를 감행한 남성들에게 2000달러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미국 맨해튼 주법원은 10일(현지시간) 원월드 트레이드센터에 몰래 들어가 낙하산으로 점프한 앤드류 로시그(33)와 제임스 브레디(32)에게 2000달러의 벌금형과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앞서 지난 6월 이들에게 구조물침입죄, 불법등반 등의 2급 경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했다. 절도 등 중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해 이날 판결에서 징역형을 면했다. 이들과 함께 점프한 마코 마르코비치(27)에 대한 판결은 오는 17일 내려진다.

세 사람은 2013년 9월 30일 새벽 공사장 울타리 사이 공간을 통해 개장을 앞둔 원월드 트레이드센터에 몰래 들어갔다. 104층 옥상까지 올라간 이들은 낙하산을 이용해 점프했고 헬멧에 장착한 액션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들은 초고층 건물이나 절벽에서 낙하산으로 점프하는 익스트림스포츠인 ‘베이스 점프’ 매니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영상은 35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2001년 2973명의 희생자를 낸 9·11 테러 현장이었단 점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원월드 트레이드센터는 9·11 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세워졌으며 첨탑 포함 541m로 서반구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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