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회담 뒤 윤 외교 "아베담화가 관계 선순환 요소 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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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이 6일(이하 현지시간) 양자회담을 했다.

오후 1시25분부터 45분까지 20분간 이뤄진 회담 직후 윤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아베담화에 대한 논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연말까지, 또 이후까지 포함해서 양국관계가 선순환적으로 발전되도록 여러 노력을 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그 과정에서 선순환에 도움이 되는 사안도 있고,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고 말했다. 아베담화 발표가 선순환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저희가 앞서 이야기할 사항이라기 보다는, 앞으로 담화가 나오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 윤 장관은 회담중 기시다 외상에게 “한일관계를 앞으로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전후 70년 일본 총리 담화의 내용이 중요하다. 그 담화에 역대 내각 담화의 역사 인식이 분명히 표명되고 재확인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외상은 “저도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아베 총리가 기존에 언급해온 대로 과거의 전쟁에 대한 반성과 평화국가로서의 길을 계속 걸어나갈 것이란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한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각의 결정을 통해 14일 아베담화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은 아베담화에서 진전된 역사 의식을 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공명당과 담화 내용을 어느 선까지 조율할지 주목된다.

한편 윤 장관은 북한이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ARF에 참석하러 와서)양자회담을 하는 걸 알고 있고, 이 기회에 북측의 입장을 설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하지만 지금 회의가 열리고 있는 동안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와 9·19 공동성명상 의무를 준수하라고 강조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이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동안 이런 국제여론을 잘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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