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까다롭고 거북한 국면 ‘까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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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결승1국>
○·김지석 9단 ●·탕웨이싱 9단

제11보(126~139)= 127, 129는 선수로 손을 돌리기 위한 활용. 131부터 139까지, 복잡하게 엉켜있던 돌들이 필연의 공방을 거쳐 제 자리를 찾아간다.

 좌중앙과 좌변에 얽힌 이 공방은 ‘흑의 성공’이라는 게 한중 양국 검토진의 공감. 탕웨이싱의 목적은 좌상일대 백 세력의 영토를 최소화하면서 안정하는 것이었으므로 만족인데 김지석은 흑 일단을 공격하면서 대가를 얻어냈어야 하는데 별로 얻어낸 것이 없다.

 서울에서 이 대국을 지켜본 젊은 프로들은 ‘까시’라고 한다. 프로바둑계의 대표적 은어 중 하나다.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거북하거나 까다로운 수에 부딪쳤을 때 또는 그런 국면일 때 ‘까시’라는 표현을 입에 올린다.

 이렇게 되면 백은 더욱 급해진다. 실리부족인 상황에서 유일한 가능성을 가진 좌상일대의 세력에서 제대로 집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승산은 더욱 희박해질 것이다.

 백은 A도 급하고 B도 크고(이곳은 실리로도 크지만 흑 대마의 사활을 위협하는 급소이기도 하다) C의 곳도 틀어막고 싶다. 또 D로 흑 2점을 끊어 잡는 수도 작지 않다. 흑D를 미루다가 ‘참고도’ 흑1이 놓이면 백2로 끊는 수도 사라진다. 수순 중 흑11로 먹여치는 맥이 있어 백이 걸려든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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