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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시장개혁 후 북한 경제 좋아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북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미국 의회의 보고서가 나왔다.

 미 의회의 정책조사 기구인 의회조사국(CRS)는 최근 펴낸 ‘북한: 대미관계, 핵 외교, 내부상황’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 초부터 북한이 약간의 경제성장이 있었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이는 지난해 발표된 일련의 경제개혁 조치가 일부 북한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산업과 농업 분야에 시장원리를 적용하려는 개혁조치들이 북한에 경제성장의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도시부에선 관리자들로 하여금 봉급을 정하고 고용 및 해고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농촌에서는 농부들이 수확의 많은 부분을 가져가고 생산 인센티브를 늘리는 등의 개혁조치가 취해졌다”고 덧붙였다.

 CRS는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에서는 상업과 교역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며 “중국 쪽에는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공장지대가 수십 개에 달하며 북한 쪽에는 대규모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미 의회가 북한 경제의 개선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보고서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보고서는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인용, “이런 개혁들은 아직 소규모인데다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며 “하지만 빈사상태의 북한 경제를 어느 정도 회복시키는 데에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과 관련해선 “불확실성이 있기는 하지만 김정은이 북한 체제의 정점에서 권력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북·중 관계에 대해선 “지난 20년 간에 비하면 북·중 관계는 2013년 이래로 크게 악화됐다”며 “최근 중국 지도자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누차 이야기하는 걸 보면 중국의 인내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강도높은 제재를 추가로 가하려 할 때마다 중국은 북한 편을 드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중국의 대북 무역과 원조 규모는 수년 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았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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