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150cm 여배우 브로드웨이 정상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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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제57회 토니상 시상식이 열린 8일 오후 미국 뉴욕의 라디오시티 뮤직홀. 뮤지컬 여우주연상에 '마리사 자렛 위노쿨'이란 이름이 불리어지자 시상식장은 환호로 떠들썩해졌다.

땅딸막한 몸집에 큼직한 얼굴이 인상적인 그는 "4피트 11인치(1m50cm) 키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주인공으로 서고 토니상까지 받았으니 세상에 못할 것이 없다"고 파안대소했다.

마리사 자렛 위노쿨(30.사진)은 수상 소감에서 "꿈은 꼭 이루어진다는 어린시절의 다짐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며 기뻐했다.

위노쿨은 올 토니상에서 최우수 뮤지컬상을 포함해 8개 부문을 휩쓴 '헤어스프레이'에서 일등 무용수를 꿈꾸는 10대 소녀 트레이시 턴블래드 역을 맡아 여우 주연상을 거머쥐었다.

1960년대 볼티모어를 배경으로 한 '헤어스프레이'는 또 위노쿨의 엄마 역을 맡은 여장 남자 하비 피어스타인(49)이 남우주연상을 받아 남녀 주연상을 몰아가는 기염을 토했다.

무도회장에서 튀기 위해 헤어스프레이로 머리를 부풀린다는 뜻에서 붙인 제목 '헤어스프레이'는 복고풍 얘기로 중년층 관객들에게 인기를 끌어 지난해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한편 연극 부문에서는 정체성을 밝히는 동성애자 야구선수를 그린 '테이크 미 아웃'이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했다. 최우수 리바이벌 연극상을 받은 '밤으로의 긴 여로'는 주역을 맡은 원로 여배우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여우주연상까지 받아 경사가 겹쳤다.

연극과 뮤지컬을 대상으로 22개 부문을 수상하는 토니상은 연극계 인사 및 전문기자 7백여 명의 투표로 결정되는 브로드웨이의 연극잔치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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