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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 위반으로 체포된 20대 여성, 감옥 가자 결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샌드라 블랜드 체포 영상 [출처=유투브]

지난 10일 텍사스 지역을 운전하던 산드라 블랜드(28)는 깜박이를 넣지 않고 차선을 변경했다. 마침 근처에 있던 텍사스 경찰은 신호 위반을 보고 그녀의 차를 갓길로 유도했다. 창문을 내린 그녀는 경찰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선을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담배를 하나 꺼내 문 채였다. 경찰은 차선 위반을 지적하며 담배를 끌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화가 난 그녀는 자신의 차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자유라며 거부했다.

경찰은 블랜드를 차에서 내리도록 요구했고 그녀가 거절하자 전기 총을 꺼내 재차 하차를 요구했다. 결국 그녀는 차에서 내렸고 욕설을 퍼부었다. 경찰은 그녀에게 수갑을 채워 제압하고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그녀를 구금했다. 그리고 3일 뒤 그녀는 휴스턴에서 북서쪽으로 100㎞ 떨어진 윌러 카운티 감옥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감옥 안에서 쓰레기 봉지로 목을 맨 채였다.

샌드라 블랜드

21일(현지시간) 카메라를 통해 공개된 체포 현장으로 재구성한 산드라 블랜드 사건의 전말이다. 당시 블랜드를 체포했던 경찰관 브라이언 엔시니아는 ”체포 당시 그녀가 팔꿈치로 공격했고 오른쪽 정강이를 걷어찼다“며 ”공격을 막기 위해 제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흑인 용의자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 등에 대한 적절성이 문제가 되는 가운데 흑인 여성이 차선 위반으로 결국 자살하며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샌디를위한정의(JusticeForSandy)’ ‘#샌디블랜드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WhatHappenToSandyBland)’와 같은 해시 태그를 통해 그녀의 죽음에 대한 여러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경찰의 인종차별 문제 등으로 비화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녀의 가족은 법무부에 블랜드에 사망 원인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수사당국은 경찰의 체포 절차의 공정성과 공공안전 유지가 적법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전기총을 꺼내 위협한 것이 적절한 것이었는지가 쟁점이다. 연방수사국(FBI)도 텍사스 경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블랜드는 2009년 텍사스 A&M대학을 졸업하고 최근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중이었다. 주변에서는 그녀가 낙관적인 성격으로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AP통신은 “지난 3월 그녀는 페이스북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우울증이 있다“는 내용을 게시한 적이 있다”며 “그녀는 지난 10년간 음주운전으로 2차례 체포됐고 소량의 마리화나 소지죄로 징역 30일을 선고 받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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