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혐의 전창진 감독 '3억 베팅' 확인"…22일 구속영장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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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혐의' 전창진 감독

[사진 = 일간스포츠 사진 DB]
전창진 감독 22일 구속영장 신청

서울 중부경찰서는 전창진(52) 안양KGC 감독에 대해 경기 정보를 제공하고 베팅 지시 등을 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및 형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자금을 조달하거나 베팅한 혐의로 함께 조사받은 김모(32)씨 등 6명은 불구속 입건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월 경찰은 전 감독의 지시로 불법 스포츠 도박에 베팅한 혐의로 강모(39)씨와 전모(49)씨를 구속한 바 있다.

경찰은 전 감독이 부산 KT감독 시절이던 지난 2월 20일 열린 부산KT와 서울SK의 경기에서 강씨 등 2명에게 ‘부산KT가 6.5점 이상 차이로 패한다’(핸디캡 매치)는 경기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후 전 감독은 대포폰을 사용해 강씨에게 대리베팅을 지시해 1억원을 베팅하게 했다고 한다. 전 감독은 또 다른 지인 전씨에게도 같은 내용을 전달해 2억원을 베팅하게 함으로써 총 3억원을 베팅하게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날 경기로 1.9배 배당금(총 5억7000만원)을 받은 피의자들은 이 돈을 2월 27일 부산KT와 고양 오리온스와 경기에 전부 다시 베팅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전과 마찬가지고 '부산KT가 6.5점 이상 차이로 패한다'(핸디캡 매치)는 조건이었다. 전 감독은 이날 경기에 주전 후보를 쉬게 하고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후보 선수와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득점 없이 역전당할 때도 작전타임을 부르지 않는 방식로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부산KT는 고양 오리온스에 14점 차로 앞서고 있었다가 결국 5점 차로 패배했다. 하지만 점수 차가 6.5점을 넘지 못해 전 감독은 한 골 차로 베팅한 돈을 모두 날렸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후 전 감독은 3월 1일 경기에서 '상대팀이 이긴다'는 쪽에 다시 베팅을 해 날린 돈을 만회하려고 했으나, 베팅할 돈을 구하지 못해 미수에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운동경기의 감독이 져주기로 마음먹고 소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것 역시 속임수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례가 있다“며 ”전 감독의 베팅 행위와 경기운용 행태 역시 경기 속임수의 일종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22일 전 감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후 나머지 공범들의 입건 여부 및 신병처리를 검토할 예정이다. 불법 도박 피의자에 대해선 추가 입건할 계획이다.
한편 전 감독은 경찰 조사에서 "장씨에게 3억원을 빌린 적은 있지만, 승부조작에 관여한 적은 없으며 경기 진행은 감독 재량권"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중앙일보]
'승부조작 혐의' 전창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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