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지않는' 뮤지컬의 거리 런던 웨스트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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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는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함께 세계 뮤지컬 산업의 쌍두마차로 꼽힌다. 런던극장협회에 속한 50여개 극장을 묶은 이 거리는 1년 내내 뮤지컬 팬과 관광객들로 붐빈다.

웨스트엔드가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은 10억파운드(약 2조원)로 영국 영화와 텔레비전 산업을 앞질러 '경제 발전소'라 불린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선보인 뮤지컬의'빅 4'인 '레 미제라블''캣츠''오페라의 유령''미스 사이공'이 모두 웨스트엔드에서 탄생했으니 가히 '태양이 지지 않는' 뮤지컬의 거리라 부를 만하다.

요즈음 웨스트엔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들은 다음달 국내에 들어올 '시카고'와 내년 1월 라이선스 제작 방식으로 국내 무대에 오르는 '맘마미아'외에 10여편.

다국적기업인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을 뮤지컬로 탈바꿈시킨 '라이언 킹'이나 오드리 헵번 주연의 영화로 알려진 '마이 페어 레이디', 18년 장기 공연 기록을 뒤로 하고 연말에 막을 내리는 '레 미제라블'등이 무난한 단골 메뉴로 추천받고 있다.

젊은 관객들을 위해서는 무대가 록콘서트장으로 변하는 '위 윌 록 유'가 인기다. 영국의 대표적 록밴드 퀸의 신나는 음악을 배경으로 미래 도시에서 사라진 정열을 되찾으려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SF 영화처럼 펼쳐진다.

'아워 하우스' 역시 흘러간 히트곡으로 만든 팝 뮤지컬로 1980년대 팝 그룹 매드니스의 노래로 꾸몄다. 10대 때 법을 어긴 주인공이 자수했느냐 또는 도망갔느냐, 어느 쪽을 택했느냐에 따라 벌어지는 두 인생을 각기 펼쳐 보인다.

한편 '뮤지컬의 제왕'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제작한 '봄베이 드림스'는 인도계 관객들을 끌어들이고 있고, 미국의 엽기 토크쇼를 오페라로 각색한 '제리 스프링어 더 오페라'는 기발한 차별화로 인기몰이에 나섰다.

이렇듯 각양각색 뮤지컬을 입맛 따라 골라 보는 재미가 관광객을 웨스트엔드로 끌어들이고 있다.

런던=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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