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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궁중음식 현대인 입맛 맞게 대중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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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궁중음식 전문가 한복진(韓福眞.51)씨가 궁중음식 대중화에 나섰다.

한씨는 최근 CJ푸드시스템에 컨설팅을 한 데 이어 CJ와 함께 즉석 냉면 제품 '궁중 동치미 물냉면'의 제작에 참여했다. CJ푸드시스템은 기업 구내식당이나 가정에 식단을 짜 주거나 조리법을 가르쳐주고 음식 재료도 공급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전통 음식의 장점을 현대인의 음식 문화와 접목시켜야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습니다."

궁중음식의 대가인 황혜성 여사의 세딸 중 막내인 그 역시 궁중요리 분야에서는 손꼽히는 전문가다. 문화관광부로부터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조선왕조궁중음식 이수자로 선정됐으며 노동부로부터 조리기능장 자격증을 받았다.

특히 그는 요리학원이나 음식연구원을 운영하는 언니들(한복녀.한복선씨)과 달리 2001년부터 전주대 문화관광학부에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프랑스 미식가협회 회원이기도 한 그는 일년 중 한달 이상은 '좋은 맛'을 찾아 세계를 여행한다.

"요즘 한국 음식은 너무 자극적입니다. 음식 재료 본래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죠."

일명 '갖은 양념'이라고 하는 소금.후추.고추장 등 조미료의 맛이 모든 음식에 천편일률적으로 사용돼 본래의 맛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것의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그가 강조하는 좋은 음식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재료 고유의 향미를 잘 살린 음식이다.

그는 궁중 음식의 특징에 대해 "전국 각지에서 가져온 최고의 특산물을 재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원재료의 맛을 잘 살리는 방법이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음식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는 궁중 음식을 잘 활용하면 즉석 식품이나 배달식단 사업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고 생활 리듬이 빨라진 만큼 음식 문화도 즉석.배달 식품 위주으로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며 "옛 궁중음식은 왕과 왕실 가족을 위한 음식이었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음식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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