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매나온 지도 찾아 일본·미국까지 … 한 장에 수천만원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왼쪽부터 양보경(성신여대)·한철호(동국대) 교수, 전병성 세미원 이사, 이훈석 세미원 대표 이사.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일본고지도선집』을 펴내는 우리문화가꾸기회는 서영훈 전 적십자사 총재를 회장으로 테너 임웅균씨, 강지원 변호사, 윤재윤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한복녀 궁중음식연구원 원장 등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화단체다. 경기도 양평의 수생식물 정원인 세미원을 조성하고, 전통문화 복원과 체계화를 위한 전시회 등을 열고 있다. 독도 관련 지도 수집에는 이 단체 상임이사로 있는 이훈석 세미원 대표의 노력이 컸다. 계기는 3년 전 우연히 일본 지리 관련 서적 몇 권을 접하게 된 것. “독도를 한국령으로 표기한 지도가 대부분이더군요. 지난 70년간 독도 문제로 이웃 나라 일본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면서 일본 조상들이 만들어준 무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구나 생각했죠.”

  일본과 미국 경매에 중요한 지도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현지로 날아갔다. 그렇게 2년여간 모은 지도가 60여 점 . 지난해 2~3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일본 옛 지도가 증언하는 우리땅 독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한·일 간 자료 확보 경쟁이 벌어지면서 고지도 가격도 치솟았다. 우리문화가꾸기회가 구입한 지도는 한 장에 보통 수백만~수천만원에 달한다. 회원들의 모금 외에도 경기도와 강원도 영월군 등 뜻을 같이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았다. 일반인 기부도 큰 역할을 했다. 회사원 신창학(33)씨는 지도 구입에 쓰라며 980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 신씨는 “내게도 큰돈이지만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일본고지도선집』은 계속 이어진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월 1권을 출간한 후, 러일전쟁 관련 지도 및 일본 해군성 발행 지도를 모은 두 번째 선집, 일본 출판사 및 언론사, 그 밖에 민간이 발행한 지도를 모은 세 번째 자료집을 연이어 낼 계획이다. 이 대표는 “세 권이 모이면 일본 지도 속 독도의 실체를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라며 “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논의로 나아가는 바탕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