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툭 털고 여름 나자 … 대형마트, 재고 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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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달 정점을 찍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관행처럼 이어지던 유통업체들의 할인행사 일정표까지 바꿔놨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넘치는 재고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 대형마트들이 일제히 최대 성수기인 7월에 ‘창고 비우기’에 나선 까닭이다.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29일까지 여름 의류와 속옷, 잡화류·바캉스 상품까지 총 동원해 1000억원 규모의 ‘창고 대방출전’을 진행한다. 할인 폭은 최대 60%이며 균일가와 추가 20~30% 할인행사도 넉넉히 포함시켰다.

 이마트 측은 “여름 재고 할인전은 통상 일러야 8월 중순부터지만 올해는 메르스 탓에 6월 장사를 다 망쳤다”며 “협력업체들 경영까지 위협받을 지경이라 여름이 한창이지만 여름철 상품을 빨리 처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기존 물류센터에 재고를 보관할 공간이 모자라 별도의 창고까지 임대했을 정도다. 실제 이마트의 6월 패션 매출은 지난해 보다 18.2% 줄었고 재고는 10% 이상 늘었다. 캠핑상품과 아웃도어 매출은 30%가 급감했다.

  롯데마트도 오는 29일까지 ‘우수재고 대 방출전’을 실시하고 1000여가지 품목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시즌 상품 균일가 행사를 비롯해 여름 침구 70여종을 30% 저렴하게, 자체 의류 브랜드 여름 신상품 100만장은 반값에 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여름 의류나 물놀이 용품은 여름 한철 장사인데 올해는 생산업체 유통업체가 재고를 다 떠안고 있다”며 “소비를 활성화해 파트너사 숨통을 트이게 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거봉·수박·메론 등 신선식품부터 가공식품·패션·선풍기 등 갖가지 여름철 상품을 모아 내달 12일까지 ‘기(氣)세일’에 들어갔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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