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한 명 때문에 동료 92명도 예방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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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전남 여수시가 음주운전을 한 공무원이 속한 경제해양수산국 직원 92명 전원에 대해 21~23일 음주운전 예방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검찰청 강력부장 출신인 주철현 여수시장이 지난달 말 잇따른 공무원 비위를 뿌리 뽑겠다며 당사자는 물론 부서 전체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했음에도 또다시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하면서다. 교육 대상엔 4급 국장부터 9급 공무원까지 모두 포함됐다.

 15일 여수시에 따르면 6급 직원 A씨(56)는 지난 11일 오후 8시쯤 여수시 신월동에서 운전 중 주차돼 있던 차를 들이받았다. 여수시는 A씨가 네 차례나 음주 측정을 거부한점으로 미뤄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여수시는 A씨에 대한 징계에 그치지 않고 A씨가 속한 팀의 팀장과 과장에게 근무성적평정에서 감점을 주기로 했다. 또 A씨의 과 직원들은 우수 공무원 선정 등 각종 내부 평가에서 감점을 받도록 하고 포상 대상에서도 원칙적으로 제외하기로 했다.

 이는 주 시장이 지난달 말 내놓은 고강도 대책에 따른 조치다. 여수시에서는 최근 여직원 성희롱 논란으로 5급 공무원이 면직처리된 것을 비롯해 8급 직원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성희롱 피소, 시장 운전기사의 메르스 환자 개인정보 유포 등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에 주 시장이 부서 전체에 연대책임을 묻기로 방침을 정한 뒤 이번에 이를 처음 적용했다.

 여수시는 관광문화교육사업단 8급 직원이 지난 14일 술에 취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데 대해서도 사업단 전 직원 98명에게 똑같은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여수=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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